죽어 천국에 가다 1
수사반장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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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네이버 웹툰에 연재 중인 듯한데 책으로 나왔다.

이 웹툰은 낯설고 즐겨 찾아보는 장르도 아니다.

하지만 웹툰 자체를 좋아해서 그냥 지나갈 수 없었다.

예전처럼 매일 보지는 못하지만 추천하거나 관심 있는 웹툰은 몰아서라도 본다.

처음 책을 펼쳐 읽기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신과 함께>였다.

영화로 대박을 치면서 히트작이 된 그 작품이 지옥이 배경이라면 이 책은 천국을 다룬다.

<신과 함께>가 고전 속 지옥을 그린 것과 달리 이 책은 현재를 천국으로 옮겼다.

아직 초반이라 왜 이런 설정을 했는지 알 수 없지만 신선한 부분이 있다.

다만 주인공 고철수가 너무 동안이라 20대라고 해도 정도인 것은 아쉽다.


서른여덟의 젊은 나이에 병원에서 오진으로 죽은 고철수.

자신이 죽었다는 것은 그냥 담담하게 쳐다본다.

무표정한 그 얼굴. 이승에 대한 그 어떤 감정도 없다.

저승사자를 따라 그가 간 곳은 죽은 자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보통의 죽은 자들은 천국행 버스를 타기 전 며칠 동안 이승을 돌아본다.

하지만 고철수는 그럴 마음이 전혀 없어 바로 버스를 탄다.

그를 천국으로 데리고 가능 여행사 직원은 패키지 관광 가이드와 닮았다.

죽은 자들이 가진 돈을 어떻게 해서든지 빨아먹을 생각을 한다.

단체 관광 할인이 고철수 한 사람 때문에 받을 수 없다고 거짓말을 한다.

고철수는 이런 일이 귀찮아 단체 관광을 결정한다.


저승의 풍경을 현실과 같이 만들어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 속에서 움직이는 수많은 영혼들의 행동도 현실 그대로다.

이런 저승 속에서 작가는 고철수의 과거 속으로 우리를 데리고 간다.

가이드가 말한 능동적 백수란 단어가 외삼촌에 대한 기억으로 넘어간다.

과거 시골의 풍경, 철수의 달걀 후라이를 뺏어먹는 삼촌.

늘 제러미 벤덤의 공리주의를 외치는 데 그 이유는 철학책을 덮고 자는 용도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런 삼촌이지만 철수의 가장 친한 친구인 반려견 뽀삐가 쥐약을 먹었을 때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 당시 보통의 어른이라면 어쩔 수 없지 하고 죽게 내버려두었을 것이다.

하지만 삼촌은 장판 밑 돈을 꺼내 자전거를 타고 동물병원으로 달려간다.

병원 밖으로 나왔을 때는 그 자전거가 사라졌지만.


비계곡. 닭들이 하늘을 날아가는 계곡이다.

인간들이 가장 많이 잡아먹는 동물이다.

인간의 식량을 위해 어떻게 부리를 자르고, 수컷 병아리를 죽이는지 알려준다.

이 비계곡과 삼계탕은 다시 어린 시절 그의 친구였던 꼬꼬로 데리고 간다.

달걀을 낳아주던 꼬꼬. 이 달걀 찾기를 게임처럼 하던 꼬꼬.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집에서 기르는 닭의 운명은 정해져 있다.

아이가 아플 때, 고기가 귀한 시절 닭은 최고의 보양식이다.

아픈 아들을 위해 처음 닭을 잡는 어머니, 아픈 몸으로 이 장면을 보는 철수.

단번에 죽이지 못하면서 생기는 참혹한 풍경.

이 기억은 그를 트라우마 속으로 밀어넣고 고기를 잘 먹지 못하게 한다.

그리고 꼬꼬를 씹을 때 느낀 것은 낯익은 표현이다.


아직 초반이라 작가는 여러 가지 단서를 풀어놓았다.

이 단서들이 나중에 철수와 어떤 식으로 연결되고 이어질지 궁금하다.

이야기 사이를 채우는 철수의 연구 모습은 그의 과거를 하나씩 밝혀줄 것 같다.

그리고 중간중간 다른 사람들의 사연이 등장해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모습과 비극적인 현실이 교차하는데 잔잔한 울림을 준다.

이승과 다를 바 없는 저승과 그 속에서 똑같이 살아가는 다양한 인간들의 모습.

그 어떤 것에도 반응이 없고 무덤덤한 고철수.

아직 왜 고철수가 이렇게까지 망가졌는지 나오지 않았다.

저승 가이드가 물과 병으로 설명한 철학 개념은 생각하 거리가 많다.

묵직한 이야기와 호기심을 자극하는 구성은 재밌고 부분적으로 향수를 불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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