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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 김영하 산문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래 전 선물로 받았던 책이다.
옆에 늘 놓아두었지만 왠지 모르게 손이 잘 나가지 않았다.
이번에 검색하니 개정판이 새롭게 나왔다.
목차를 비교해보니 한 장이 추가되었다.
<여행이 불가능한 시대의 여행법>이란 장이 추가되었다.
보자마자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 떠올랐다.
이 부분은 나중에 찾아서 한 번 읽어봐야겠다.
오랜만에 읽은 김영하의 글은 재밌고, 옛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한때 김영하의 팟캐스트를 재밌게 듣던 시절이 있었다.
팟캐스트 초창기에 좋아하는 작가가 들려주는 책 이야기는 좋았다.
한쪽으로 기울던 나의 독서 편향을 살짝 바로잡아주는 역할도 했다.
물론 그때 듣고 산 책들을 모두 읽은 것은 아니지만 나의 취향을 더 넓혀주었다.
그의 소설도 열심히 모으던 시절이었다.
아마 이때가 그가 뉴욕으로 간 시절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때의 상황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잠시 추억에 잠긴 것은 즐거웠다.
첫 장 <추방과 멀미> 이야기는 솔직히 말해 황당했다.
중국 비자를 받지 않아서 푸동 공항에서 돌아온 사연 때문이다.
실제 이런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 못했는데 여행 고수가 이런 일을 하다니.
TV를 잘 보지 않는 내가 아내와 같이 보던 프로그램이 몇 개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었다.
이 <알쓸신잡>의 출연진들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때는 그냥 재밌게 봤을 뿐인데 제작과정의 이면이 나와 흥미로웠다.
아내가 이 방송을 보고 김영하의 소설을 달라고 했던 것도 기억난다.
프로그램 성격에 대한 것보다 여행자의 시선이 아닌 삼인칭의 시선으로 본 여행자란 부분이 눈길을 끌었다.
사실 한 번도 여행을 하면서 제3자의 시선으로 나의 여행을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동행자가 말하는 나의 여행 스타일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학생운동 시절의 그의 경험을 풀어낸 여행.
월가 점령운동 시기에 그곳을 방문한 경험.
출간된 책의 연극 공연에 초대받아 가는 길에 생긴 에피소드.
배낭여행 시절 경험했던 일들의 다양한 에피소드와 이면들.
삶의 경험이 여행을 대하는 생각 차이를 보여주는 이야기.
그 와중에 최근에 재밌게 읽었던 <호메로스>에 대한 글과 다른 해석이 주는 재미.
그리고 어느 순간 여행을 가서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는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특유의 문체와 다양한 사유와 경험과 인용으로 깊이와 재미를 더했다.
오랜만에 그의 책을 읽었지만 사놓고 묵혀둔 그의 책들이 다시 생각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