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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틀린 집 ㅣ 안전가옥 오리지널 11
전건우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11월
평점 :
안전가옥 오리지널 11권이다.
2021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 영화 [뒤틀린 집] 원작이다.
이번에는 귀신을 작정하고 이야기 속에 풀어놓았다.
프롤로그에서부터 귀신이 나온다.
상갓집에서 따라온 귀신이 불러올 수도 있는 사고를 퇴마사의 도움으로 막는다.
상갓집을 다녀오면 소금을 뿌려 귀신을 쫓는다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3장과 세 명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엄마 명혜, 아빠 현민, 장남 동우의 시선이다.
기본적으로 시간 순으로 흘러간다.
그러다 동우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펼쳐질 때 과거의 시점 속으로 끼어들어간다.
평범한 구성이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 변하는 부모와 그들을 믿지만 의심을 품는 동우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이 모든 일의 시작은 아빠 현민의 몰락과 이 뒤틀린 집으로 이사 오면서부터다.
이사 온 첫날부터 괴이한 일들이 일어난다. 상당히 바른 속도다.
이사는 손이 많이 가는 일이다. 넓은 집으로 왔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명혜도 할 일이 많다.
그런데 딸이 이상한 말을 한다. 그녀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친구가 등장하고, 남편은 집안 일을 돕지 않는다.
이상한 소리, 예상하지 못한 일들, 불안감을 고조시키는 상황들.
심기일전해 다시 가족의 삶을 정상으로 돌리려는 데 알 수 없는 존재가 방해를 한다.
그리고 2년 전 이집에 살던 가족들이 갑자기 모두 사라졌다.
이 집에 있는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가 어느 순간 명혜를 삼킨다,
현민. 한때 잘 나가던 동화작가였다.
하나의 사건과 책이 엮이면서 몰락했다.
원작을 제대로 읽지 않는 사람들이 한 소년의 범죄 행위를 이 책 탓이라고 말하면서 공격하고 비난한다.
하늘을 높이 날다 추락하니 그 아픔이 더 크다.
시골로 이사 오게 된 배경이다.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그림을 그리려고 하지만 어느 곳도 실을 곳이 없다.
이 힘든 상황을 넘어가기 위해 여기저기 연락하지만 쉽지 않다. 아니 냉혹하다.
그러다 이 뒤틀린 집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숨겨져 있는 비밀이 하나씩 벗겨진다.
유명한 점쟁이를 만나 이 집이 뒤틀렸고, 이 때문에 생기는 문제에 대해서 듣는다.
프롤로그에 나온 퇴마사에 연락해 이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한다.
동우는 귀신에 대한 감각이 좋다.
동생이 보이지 않는 아이와 친구라고 해도 그렇게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엄마가 풍기는 역겨운 냄새와 이상한 행동은 문제가 된다.
몇 번의 중요한 순간에 아빠는 자리를 비운다.
동우는 두 어른이 보지 못하는 곳을 본다.
이 뒤틀린 집에 사는 알 수 없는 존재를 정체를 밝히고, 정면을 마주 보게 한다.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알려주는 이야기가 아빠의 조사로 나오지만 그 실체를 알아채는 것은 동우다.
이 소설 속 상황은 집이 뒤틀려 있어서 생긴 일이 아니다.
인간의 추악하고 잔혹한 마음이 불러온 사건이다.
그 원인을 보여줄 때 얼마나 역겨웠던가.
뛰어난 가독성을 보여주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존재를 마지막에 사회 문제와 엮어 풀어내었다.
의문스러운 일 한두 개가 있는데 그 알 수 없는 존재의 힘이 미치는 범위에 대해서다.
동네 다방에 있는 사람을 죽일 수 있을 정도의 힘이라면 엄청난데 그 마지막은 조금 약하다.
이 소설 속에 나오는 두 사건, 현민의 동화책, 뒤틀린 집에 사는 귀신을 둘러싼 현상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