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웃는 숙녀 비웃는 숙녀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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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웃는 숙녀 시리즈 첫 권이다.

두 번째 이야기 <다시 비웃는 숙녀>도 출간되었다.

나카야마 시치리가 처음으로 쓴 이야미스 소설이라고 한다.

이야미스란 인간의 어두운 심리를 주요 소재로 삼는 일본 추리소설의 한 장르다.

읽고 나면 어딘지 모르게 기분이 찝찝해지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악녀 가모우 미치루는 상당히 매력적인 캐릭터다.

다섯 개의 에피소드로 구분해서 진행하는데 연작으로 이어진다.

이 악녀가 어떻게 탄생했고, 자신이 바라는 것을 얻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하는지 잘 보여준다.


소설을 읽으면서 가스라이팅이란 심리 용어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목차에 나오는 노노미야 쿄코, 사기누마 사요, 노노미야 히로키, 후루마키 요시에 등은 그녀의 치밀한 계략에 농락된 사람들의 이름이다.

미치루는 자신의 미모와 뛰어난 말재주로 사람들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당긴다.

무턱대고 모든 사람을 끌어당기는 것이 아니고 심리적인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그녀에게 더 끌린다.

쿄코는 학내 폭력과 왕따, 사요는 작장 내 성차별에 의한 승진 누락을 해소하기 위한 과소비,

히로키는 졸업 후 제대로 취직하지 못한 자신의 비참한 현실,

요시에는 작가라는 허황된 꿈에 매달리며 가정을 포기한 남편 등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해주는 방식은 점점 세련되고, 위법한 조언은 직접 하지 않는다

하지만 교묘한 암시와 은밀한 유도로 법의 경계를 뛰어넘게 한다.


이들의 문제는 미치루를 원망하지 않고, 자신들이 하나의 도구가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미치루의 조언이 현실적이고, 그들의 감정을 흔들고, 숨겨놓고 있던 욕망을 끄집어내어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소설의 마지막 반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설정이다.

이야기의 전개 방식도 화자가 미치루가 아닌 목차의 인물들이다.

그들 스스로 악행에 발을 담그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어색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 어색함은 이런 경험을 해보지 못했고, 이성적으로 접근했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시치리의 작품처럼 여전히 가독성이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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