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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거지를 찾습니다
홍선주 지음 / 한끼 / 2025년 4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작가는 이전에 주로 앤솔로지에서 만났다.
경장편은 처음인데 상당히 마음에 들고, 다른 소설들도 궁금하다.
사회와 사람 등을 바라보는 시선이 유연하고, 깊이가 있다.
꽃거지를 찾는다는 설정에서 시작해 개인의 삶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매끄럽다.
소설 곳곳에 깔아둔 설정 등이 뒷이야기와 이어지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혹시 하고 생각했던 설정은 바로 사실로 바뀌는데 이것도 매력 있다.
그리고 이 사실에서 진짜 이야기들이 흘러나온다.
우리가 주저하고, 귀찮아 하고, 아쉬워하고, 말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서.
물론 마지막 장면은 약간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그것도 이야기 속에서 말한다.
꽃거지를 찾는다는 두 사람. 의연과 건우.
건우는 뛰어난 외모를 가지고 있고, 의연은 외모만 보고 건우를 체대생으로 생각한다.
의연은 학교 선생님이고, 어린 시절 홀로 자라면서 독립심이 강하다.
엄마가 어린 의연만 남겨두고 다른 남자와 살기 위해 떠났다.
의연은 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했고, 학교 폭력마저 자신의 힘으로 벗어났다.
살아남기 위한 의연의 노력은 삶을 보는 시선에서부터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
그녀가 사귄 남자 친구가 현실의 행복을 우선했다면 의연은 미래를 먼저 생각한다.
이 차이가 둘을 헤어지게 했고, 그 장소가 라멘 가게였다.
둘은 라멘을 먹기 위해 줄을 섰고, 서로의 이야기를 한다.
건우는 의연의 표현을 빌리면 잘 생겨서 함께할 정도다.
의연이 힘든 삶 속에 자신의 철학을 말할 때 건우는 다른 사람의 생각 등을 유연하게 풀어낸다.
의연이 홀로 학교 폭력에 대항해 이겼지만 보통의 아이들에게는 이것이 힘들다.
자신의 경험을 먼저 내세우면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건우의 표현 속에는 다름에 대한 인정과 현실의 관계 등이 담겨 있다.
그리고 건우는 항상 이어폰을 끼고 있고, 갑자기 의연을 두고 떠난다.
떠나면서 시간과 장소를 말하고, 그곳에서 다시 만난다.
의연의 입장에서는 황당하지만 잘 생겨서, 꽃거지를 찾고 싶어 그곳으로 간다.
그런데 건우가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말한다.
영혼을 볼 수 있고, 그들과 소통할 수 있다고.
의연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나의 과거가 자꾸 겹쳐진다.
당근 거래를 통해 친해진 친구와 헤어진 이유는 서로 다른 생각 때문이다.
그 친구는 단순히 하소연하고 싶었고, 의연은 해결 방법을 제시했을 뿐이다.
친구는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의연에게 연락을 끊었다.
그리움에 대한 이야기에서 우연히 시장에서 데려온 반려견 이야기가 나온다.
처음 키우는 반려동물,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싶다.
하지만 처음이라 서툴렀던 그녀는 실수를 저지르고, 이 실수가 반려견의 죽음으로 이어진다.
건우는 의연과 만나면서 이런 이야기들을 하나씩 끄집어낸다.
재밌는 것은 건우의 엄마 이야기인데 작가의 모습이 어디까지 담겨 있는 지 궁금하다.
후반부의 이야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다.
독자의 감정선을 건드리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과거 신림역 사건과 이어진다.
실제 작가가 신림에 살았고, 이 사건 당시 지인들의 연락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이것은 최근 회사 근처 화재 사건 때문에 나에게 연락한 지인들을 떠올린다.
그리고 작가가 주시한 부분은 그 사건의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다.
최근 많은 소설에서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고통과 상실 등을 다룬 것과 닮아 있다.
이 상실과 아픔은 시간의 흐름 속에 희미해지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이것은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느끼는 것과도 닮아 있다.
길지 않는 분량이지만 중요한 이야기를 간결하게 담고 잘 녹여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