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로그인
우샤오러 지음, 강초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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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우리에게는 비밀이 없다>의 작가다.

이 소설을 재밌게 읽었고, 그 기억이 이 책을 선택하게 했다.

타이완판 ‘N번방’을 고발한다고 해서 더 관심이 생겼다.

그런데 소설 중반까지 N번방 같은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

당연한 성공을 길에서 굴러떨어진 천신한의 기이한 이야기만 나올 뿐이다.

미국 유학과 대기업 입사를 꿈꾸었던 청년은 교통 사고 이후 삶이 바뀐다.

죽을 위험을 넘긴 큰 교통 사고였는데 이 이후 그는 죽음의 검은 안개를 보는 능력이 생긴다.

병원에 입원했을 때 이 능력을 알게 되지만 이때만 해도 견딜만했다.

하지만 같이 일하던 동료의 죽음을 본 후 그의 삶은 나락으로 떨어진다.

집밖으로 나가면 그의 눈에 죽음의 연기가 보여 밖으로 나갈 수 없다.


그가 집밖으로 나갈 결심을 한 날은 자살하려고 한 날이다.

숙소 중 평이 나쁜 곳에서 죽어 최대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려고 한다.

자살할 도구를 사고, 그 전에 먹을 음식을 산 후 공원에서 구워 먹는다.

이때 만난 노숙인과의 대화는 그를 다시 살게 한다.

그리고 이야기는 인터넷 게임 위그드라실에서 뚸어난 실력을 보여주는 그의 모습으로 넘어간다.

그의 뛰어난 실력은 아이템 팔기 등으로 적지 않은 돈을 벌 수 있게 한다.

자살 시도를 그만 둔 이후로도 그는 결코 집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다만 병원에서 우연히 만나 자신의 비밀을 말한 허칭옌만 집에 찾아올 뿐이다.

그가 소속된 길드 환절중당은 게임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유일한 곳이다.

이 길드의 멤버인 시리는 그와 수많은 대화를 나누었던 여자다.


항상 집안에만 있던 그를 집밖으로 나오게 한 것은 좋아하던 시리다.

시리가 실제 만나길 바랐는데 이 만남에 허칭옌을 대신 내보낸다.

그는 주변에서 둘이 대화하는 것을 들고만 있으려고 한 것이다.

허칭옌을 보낸 것은 그가 시리에게 자신이라고 속이고 친구의 사진을 보냈기 때문이다.

시리와 친구의 대화는 반가움 속에 이어지지만 천신한은 시리에게서 검은 안개를 본다.

이 검은 안개는 시리의 죽음을 예고하는 것이다.

시리와의 대화를 복기하고, 전화로 시리가 만나는 남자와 연락을 끊게 한다.

자신이 직접 시리를 만나러 가지만 오히려 시리를 속인 것처럼 된다.

그리고 이때 시리가 잠시 출연했던 다큐멘터리의 스탭 왕전샹을 만난다.

이 만남을 통해 시리의 본명이 루이안이란 것을 알게 되지만 검은 안개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왕전샹은 시리 친구 양양의 외삼촌이다.

시리는 양양의 가족이 내어준 집에서 살고 있다.

양양이 시리의 대화에서 이상함을 느끼면서 왕전샹을 통해 천신한에게 연락했다.

뉴스에는 십대 소녀가 사라진 뉴스가 흘러나온다.

양양이 어색하게 느낀 대화는 그 둘만의 오랜 습관이자 암호와도 같다.

그리고 시리가 남자친구에게 가스라이팅 당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을 보면서 천신한이 예상했던 사람이 범인이 아닐 것이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누가, 왜 시리를 이렇게 죽음으로 몰고 가려는 것일까?

그 이야기의 시작이 범인의 사연을 통해 하나씩 흘러나오고, 대만판 N번방과 이어진다.


한 사람의 불행과 두려움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사회의 비리와 비극으로 이어진다.

이 과정에 해결되지 않은 몇 가지가 그대로 놓여 있다.

이 미해결 상황 때문에 이 소설의 후속작을 기대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와 많은 부분 닮아 있는 대만의 가족들 모습에 나를 돌아본다.

천신한은 왜 자신의 비밀을 부모님에게 말하지 못하고 있을까?

집안에만 있는 그를 두고 느끼는 부모의 갈등은 너무 사실적이라 섬뜩하다.

아들이 친구와 나간 날 나온 뉴스에서 엄마가 느낀 불안은 또 어떤가.

만약 아들이 범인이라면 어떻게 대응할지 보다 가족의 명예를 먼저 말한다.

이런 엇갈린 관계 속에 서로는 서로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뛰어난 가독성과 묵직한 이야기들은 이 작가를 기억하라고 외친다.

#장편소설 #스릴러 #검은안개 #죽음의로그인 #우샤오러 #위즈덤하우스 #리뷰어스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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