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공중 호텔 텔레포터
정화영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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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포터 시리즈 네 번째 책이다.

운 좋게 이 시리즈를 모두 읽었다.

늘 분량에 아쉬움이 있고, 조금 더 복잡한 이야기를 바란다.

이번 이야기도 그 연장선에 있다.

좀더 복잡하고, 반전이 다른 방향으로 이어졌으면 어땠을까 하고.

하지만 나의 바람은 시리즈가 의도하는 바가 아닐 것이다.

길지 않은 분량 속에 인간의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나쁜 기억에 대한 작가의 주장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냥 단순하게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좀더 깊게 파고들어야 한다.


차석준은 어느 날 스카이 크루즈 공중 호텔에서 보낸 초대장을 받는다.

이 호텔은 하늘 위 파라다이스로 불리며, 아주 비싼 호텔이다.

투숙객들은 잘 관리된 공간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기억만을 남기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학생들이라면 학습 능력을 강화하는 서비스를 받는 것도 가능하다.

이 스카이 크루즈는 말 그대로 하늘에 떠다니는 크루즈 선박 모양이다.

비행기를 통해 도킹하는데 승객들이 휴대폰 등으로 사진 찍는 것은 금지다.

석준은 행복했던 기억이 하나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때 도착한 초대장은 그의 바람을 들어줄 최고의 선물이다.


처음에는 자신처럼 초대장을 받은 사람이 많은 줄 알았다.

물에 빠져 죽을 것 같던 예지를 구한 후 그만 특별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의 담당 마스터 한은 석준의 기억을 되살리고 삭제하는 작업을 하고 싶어한다.

먼저 석준이 잊고 있던, 잊으려고 한 기억을 하나씩 되살린다.

왠지 모르게 부정확한 기억의 파편들. 희미하게 들려오는 아버지의 목소리.

몇 번의 기억 여행을 거친 후 마스터 한은 나쁜 기억을 지우자고 한다.

모두 읽은 지금 이해가 되지 않는 기억 삭제 동의서.

석준은 이 동의서에 사인하는 것에 왠지 모르게 부정적이다.

마스터 한은 조금 강압적인 듯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그냥 평범한 듯한 기억을 다룬 여행인가 생각할 때 한 명이 등장한다.

바로 석준이 엄마를 놀리는 아이들과 싸웠을 때 담당했던 형사다.

이 공중 호텔에 오기에는 형사의 월급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자신은 수사할 것이 있어 이 스카이 크루즈에 탑승했다고 말한다.

이 공중 호텔에 어떤 불법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석준은 엄마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어느 순간 자신을 버린 것만 기억한다.

아이들이 엄마를 놀린 것은 외모적인 것인데 그 외모에 대한 기억이 없다.

이런 선별적인 기억은 공중 호텔의 기억 여행 속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석준이 좋아하는 가수 가미성가 이 공중 호텔에 오랫동안 머물고 있었다.

그 가미성의 연인이 미성이 갇혀 있으니 도와달라고 외친다.

형사, 가미성, 우연히 구한 예지의 말 등이 엮이면서 음모의 그림자가 보인다.

마스터 한은 석준을 특별하게 대우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자신의 방에 있게 한다.

이 일은 석준이 다른 모험을 가능하게 하고,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사실을 본다.

쫓고 쫓기는 대결, 위험을 감수한 도전, 섬광처럼 살아나는 기억들.

마지막 반전의 설정은 해석의 여지를 많이 남겨두고 있다.

지워버리고 싶은 끔찍한 기억을 지우고 나면 정말 행복해질까요? 란 물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그 기억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만이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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