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유혹, 스페인 - 그곳에 가면 나는 자유가 된다
김지영 지음 / 넥서스BOOKS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여행을 자주 가지도 않고, 여행관련 서적을 많이 읽지도 않은 나에게 이런 책들은 언제나 환상을 심어준다. 이국의 풍경과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를 누리는 기쁨. 새로운 경험과 넓어지는 시각. 언제나 부럽기만 하다. 가지 못하니 대신 가고 싶은 마음을 북돋아주고 대리체험을 하게 하는 여행서적은 짧은 시간 동안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여행인지도 모르겠다.

 

스페인하면 언제나 떠오르는 것은 투우, 축구, 축제, 플라멩코, 가우디 등이다. 한때 엄청난 제국을 건설하기도 한 나라로 중남미의 대부분이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 나라가 지금 나에게 다가오는 것들은 과거의 영광도 아니고 한때 영화나 문학 속에서 접했던 투우도 아닌 축구와 축제와 가우디 등이다. 세계적인 명문구단인 바르셀로나와 지구 방위대라는 명칭으로도 불리는 레알 마드리드 등으로 대표되는 축구팀과 프로리그가 먼저 생각난다. 스포츠를 좋아하고 가장 많이 접하는 매체에서 이미 중독되다시피 하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축구가 월드컵이나 스포츠를 통해 나에게 다가왔다면 축제는 방송을 통해 새로운 삶의 이벤트로 다가왔다. 하지만 이것들과 다르게 가우디만은 한 장의 사진이나 책 등을 통해 나의 마음속에 심어졌다. 한때 가우디에 대한 책도 읽기도 하고, 스페인 관련 여행서적에서 이 이름을 만나면 즐겁기도 하였지만 역시 나의 기억력은 한계가 있다. 간접경험이 지닌 한계이기도 하다. 그 멋진 건축물이나 풍경 등이 다른 사람의 시선을 통해 나에게 전해졌기 때문이다. 어쩌면 생각한 것보다 멋지지 않을 수도 있고, 예상보다 더 충격적일 수도 있지만 최소한 그곳에 가서 보아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여행관련 서적을 보다보면 가장 많이 접하는 것이 칭찬과 여행에서 만나는 친구들이다. 이 책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이 칭찬과 친구가 화려하게 편집된 사진들과 결합하는 순간 보는 나는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이국적인 모습과 친절한 그들과 날마다 변하는 관계들은 일상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자유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저자가 돌아다니며 강한 인상을 남겨준 곳들과 사람들만 추려서 편집하였기에 더욱 그렇겠지만 이 책을 읽는 순간만은 그런 생각보다 상상의 날개를 펼치고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다.

 

여행에세이로 많은 분량은 아니다. 사진이 엄청나게 많이 나온다. 하지만 생각한 것보다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다섯 파트로 나누어 말하는 스페인이 시간의 흐름을 따라 이루어지지 않아 여행지 변화에 따른 즐거움보다 감정과 느낌에 집중하게 되었다. 칭찬일색이 아니라 나름대로의 평가도 이루어져 다른 책과 약간은 달랐다. 하지만 이전에 본 책들처럼 왜 그들은 스페인을 자유와 연상시키는 것일까? 스페인만의 특색인지 아니면 여행이라 것에 의한 감정인지 모르겠다. 이 모든 것을 뒤로하고 수박 겉핥기식의 여행으론 이런 감정의 일부밖에 느끼지 못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아!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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