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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모든 것을
시오타 타케시 지음, 이현주 옮김 / 리드비 / 2024년 12월
평점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묵직하고 먹먹한 소설이다.
현장감 가득한 이야기로 시작해 먹먹함과 진한 여운으로 끝난다.
기발한 ‘동시 유괴 사건’을 현장감 가득하게 먼저 풀어낸다.
30년 후 이 유괴 사건으로 3년 동안 사라졌던 아이 나이토 료의 현재가 폭로된다.
이 폭로를 기점으로 료가 사라졌던 공백의 3년에 집중한다.
이 과정에 처음 이 사건 현장에 있었던 형사의 죽음과 신문기자의 우정이 나온다.
아이가 무사히 돌아왔지만 결국 범인을 잡지 못했던 납치 사건.
형사는 은퇴 후에도 이 사건을 계속 조사했고, 이제 그 조사를 신문기자 몬덴이 이어간다.
잊고 있던 30년 전 동시 유괴 사건.
하지만 건담 프라모델로 인연을 맺은 나카자와의 죽음과 다른 형사의 소식이 그를 흔든다.
납치되었다 3년만에 나타나 료가 사실화 화가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이다.
잡지에 그의 과거가 폭로되면서 다시 사건이 표면에 떠오른 것이다.
하지만 소멸시효가 지난 사건이고, 경찰이 다시 수사할 일은 없다.
이 사건에 다시 열정을 불태우는 역할은 은퇴를 앞둔 몬덴이 맡는다.
그는 나카자와의 유품과 과거 기록을 가지고 발로 뛰면서 조사한다.
형사가 재조사한 자료는 사건 이후 경찰이 놓치고 있던 정보들의 재검토도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경찰 수사에서 당시 제외되었던 인물에 대한 조사도 이어진다.
몬덴이 유력한 용의자의 흔적을 쫓아간다면 리호는 료와 청소년기를 함께했다.
미술상을 하는 아버지, 백화점 화랑에서 근무했던 경력 등이 나온다.
이 이야기를 통해 미술계의 이야기 일부가 나오고, 놀라게 된다.
특히 그림이 하나 팔릴 때 분배 비율이 백화점 4, 화랑 4, 화가 2란 점이다.
가장 고생하고 열심히 그린 화가의 몫이 겨우 20%라니 얼마나 불합리한가.
리호가 료를 처음 만나고, 관심을 두고, 짝사랑한 이야기는 천천히 흘러나온다.
이 이야기는 피해자 료가 어떤 학창 시절을 보냈는지 알려준다.
물론 이 속에는 한 여학생의 풋풋한 사랑으로 본 시각도 같이 담겨 있다.
둘의 사연 속에 나온 몇 가지는 이후 이 사건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소재가 된다.
그리고 리호의 등장은 미술계 중 미술상의 세계를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누가 범인이고, 왜 이런 납치 사건이 일어났는지는 흐름 속에 드러난다.
작가의 시선은 미술계와 료가 겪은 공백의 3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서장의 현장감 넘치는 그 사건은 어느 순간 분위기가 바뀐다.
화단의 장에 오면 유괴 사건의 진짜 피해자가 누구인지 드러난다.
이 공백의 3년이 어떤 의미인지, 이 3년 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런 이유의 이면에 작용했던 미술계의 폐단과 아동 학대로 무시할 수 없다.
작가는 이야기를 진행하는 도중에 단서를 조금씩 흘리면서 그림을 완성해간다.
조각난 이야기와 사연들은 어느 순간 하나로 모이고, 진한 여운을 남긴다.
물론 완전히 풀어내지 못한 이야기도 적지 않다.
너무 많은 미술계의 이야기가 미스터리를 기대한 독자와 맞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납치극의 현장감과 눈시울을 붉히고, 먹먹함을 느끼게 한 부분이 너무 매력적이다.
#아동동시유괴사건 #미스터리 #존재의모든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