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일의 레시피
이부키 유키 지음, 김윤수 옮김 / 모모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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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13년만에 나온 재출간본이다.

옛날에 관심을 두고 있었지만 그냥 지나간 책이다.

작가 이름이 낯익지 않지만 찾아보니 출간된 소설을 두 권 정도 읽었었다.

두 권 모두 재밌게 읽었는데 이번도 역시 마찬가지다.

각각의 사연을 만들고, 그 사연 속에서 울고 웃고 하는 모습들이 감동적이다.

개인적으로 49재의 축제 순간에 보여준 장면들에 눈시울을 많이 붉혔다.

오토미의 삶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그녀의 행동이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주었다.

그 과정에 우리가 너무 쉽게 간과하고 있던 엄마의 모습을 잘 드러내었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오토미 씨 정도는 아닐지라도 집안에서 이런 삶을 산 분들이 꼭 한 분은 있다.


일상은 언제나 그 일상이 무너지기 전까지 그 소중함을 잘 모른다.

엄마이자 아내인 오토미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있기 전까지 남편도, 딸도 그 사실을 잘 몰랐다.

재혼하기로 한 료헤이가 딸 유리코와 함께 오토미와 동물원 관람을 간 첫 장면은 인상적이다.

새엄마가 싫어 도시락을 밀쳐 떨어트린 에피소드는 유리코의 삶에 각인되었다.

그후 33년 동안 유리코는 엄마 대신 옴마란 호칭으로 오토미를 불렀다.

옴마의 죽음 이후에야 자신의 진심을 말할 수 있겠다는 그녀의 말은 바로 우리의 모습이다.

그리고 아내가 준비한 도시락을 타박한 남편의 이야기로 넘어간다.

이 부분도 너무 일상적인 우리의 모습이다. 아니라면 그것이 대단한 것이다.

이 작은 행동이 그는 미안하고 아쉽고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게 한다.

아내가 싸준 도시락이 얼마나 맛있는지, 왜 한 번도 맛있다고 한 적이 없는지.


료헤이는 오토미가 죽은 후 삶이 멈추고, 산송장처럼 살아간다.

이런 그를 돌봐줄 사람이 갑자기 나타나는데 바로 이모토다.

오토미가 도움을 주고 있던 리본하우스 출신이자 죽기 전 49재까지 일할 돈을 받았다고 한다.

간단하게 소개된 그녀의 삶은 결코 자세하게 설명할 수 없는 길이었다.

오랫동안 씻지 않아 냄새가 심한 료헤이를 욕실에 밀어 넣고 하는 행동은 경악스럽다.

바로 그 순간 나타난 딸 유리코가 난리를 칠 정도의 상황이었다.

이렇게 오토미가 떠난 후 이 집을 한 동안 채울 세 명이 모였다.

그리고 오토미가 남긴 수많은 레시피 등을 기반으로 음식과 청소 등이 이어진다.

오토미 레시피의 첫 음식 시오 라멘을 먹은 후 그들은 ‘맛있어’를 외치며 감탄한다.


유리코가 옴마의 죽음 이후 다시 처가 온 이유가 흘러나온다.

남편 히로유키의 바람과 그 상대방의 임신 때문이다.

집을 나오면서 이혼장에 도장을 찍고 나왔다.

아버지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만 아버지는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모토와 아침 시장에 나갔다가 산 생선을 들고 히루유키의 학원을 찾아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새로운 삶을 살려고 하는 듯한 사위의 모습을 보고 발을 돌린다.

딸 유리코가 임신에 실패하면서 겪은 고통과 남편의 바람이 그에게도 전달된다.

유리코가 자신의 짐을 정리하러 갈 때 이모토를 데리고 가는데 이때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모토가 놀라운 행동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은 나만의 착각인 것일까?


유리코의 엄마가 죽은 후 료헤이에게 재혼을 권유한 것은 누나다.

누나가 오토미의 사진을 보여주고 재혼하라고 했지만 그는 거부했다.

하지만 오토미가 찾아와 보여준 노력이, 그 진심이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이때 오토미가 보여준 마음과 행동은 읽는 동안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적지 않은 나이지만 왜 료헤이를 선택하게 되었는지, 자신이 어떤 마음인지.

이 사연의 끝은 프롤로그의 첫 장면과 이어지면서 더 큰 울림을 준다.

그리고 그녀의 삶이 어떠했는지, 그 삶이 현재까지 어떻게 이어졌는지 알려준다.

49재에 그녀의 삶을 기록할 때 결혼 이전이 없었는데 하나의 작은 이야기가 이때 흘러나온다.

작가는 곳곳에 오토미의 삶을 배치하고, 그녀와 관련된 사람들을 등장시킨다.

크고 작은 에피소드나 문장은 한 사람의 열정과 사랑이 얼마나 큰 것인지 보여준다.

그녀가 바란 축제 같은 49재는 대단했고, 감동적이고, 쓸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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