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술과 차가 있는 중국 인문 기행 4 - 사천성편 중국 인문 기행 4
송재소 지음 / 창비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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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 처음 읽는다.

첫 권이 나온 것이 2015년이니 상당히 오래되었다.

무협과 다양한 영화, 드라마로 다져진 중국에 대한 환상을 살짝 풀어주는 책이다.

이번 편에서 다루는 사천성은 중국 역사에서 보면 변방에 해당한다.

하지만 <삼국지>에서는 촉나라가 있었고, 유명한 산들이 있는 곳이다.

도교의 발상지인 청성산과 불교의 성지 아미산이 대표적이다.

무협에서 청성파와 아미파가 구대문파의 하나로 활약하는 산이다.

이런 이미지는 뒤로 하고, 역사 속으로 들어가도 풍성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저자가 코로나19 이전 2018년도에 사천성을 다녀온 후 기록한 것을 책으로 내었다.

다섯 번에 걸쳐 사천성을 다녀왔는데 마지막 여행에 이전 여행 경험을 더했다.

기본적으로 여행의 동선과 그때 방문한 유적지와 관광지에 대한 정보를 먼저 풀어놓는다.

기본 정보의 나열이 많아 정보 자체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하지만 나처럼 정보보다 그 감상과 분위기 등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는 살짝 지루하다.

이 지루함을 풀어주는 것들 바로 사진과 시들과 술에 대한 이야기다.

솔직히 요즘 사진은 인터넷 검색으로 더 화려하고 자세하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차분하게 풀어내는 정보 속에서 보는 것은 느낌이 다르다.

동영상이나 사진으로 본 후 이 책의 정보를 덧붙여도 좋을 것 같다.


읽다 보면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에 더 공감하게 된다.

내가 어딘가에서 보고 들은 인물들이 나오지만 정확하지 못한 기억 탓에 새롭게 다가왔다.

저자가 자유로운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지 않아 조금 딱딱한 느낌을 주는 것도 있다.

한문학과 교수로 정년을 맞이한 사람답게 곳곳에 그의 내공이 느껴지는 해석과 글들이 보인다.

단순히 읽기도 버거운 나에게 저자가 풀어준 해석과 의미는 이야기에 깊이를 더한다.

이것이 가장 잘 나타나는 대목이 시를 해석한 경우다.

한 단어가 담고 있는 의미를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면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촉나라와 무협으로 알고 있던 사천성에서 발견한 고대 유물들은 흥미롭다.

이름으로만 알고 있던 삼성퇴와 도강언은 특히 그렇다.


어쩌면 나를 가장 강하게 유혹한 것은 여섯 개의 중국술이다.

무협으로 중국술 이름을 배웠기에 낯선 이름들이 대부분이다.

오량액을 제외하면 모두 낯설고, 오량액이 이렇게 유명한 술인 줄 몰랐다.

저질 기억력 탓인지, 아니면 진짜 처음 본 것이 알 수 없는 중국술도 보인다.

이 책에 나온 술들을 사려고 하면 상당히 비싸다.

높은 도수를 생각하면 당연한 듯한데 일반 위스키의 가격을 능가한다.

그리고 중국술에 가짜가 많다는 말에 쉽게 카드를 내밀 수 없다.

마지막에 보이차에 대한 글은 다른 저자가 쓴 것이지만 유익하다.

보이차에 대한 간단하지만 알찬 정보가 잘 정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방송을 통해 익숙한 관광지도 있지만 방송에서 풀어내지 못한 정보도 많다.

책 속에도 나왔지만 이런 관광지에 몰려다니는 중국인들을 생각하면 가고 싶은 마음이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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