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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킬 수 없는 ㅣ 도마뱀 청소년 2
빅토리아 잉 지음, 강나은 옮김 / 작은코도마뱀 / 2024년 8월
평점 :
섭식장애에 대한 그래픽노블이다.
섭식장애는 크게 둘로 나누어지는데 거식증과 폭식증이다.
이 그래픽노블은 거식증에 걸린 소녀 이야기다.
어릴 때부터 음식을 많이 먹지 못하게 하는 엄마와 그 기대를 따르는 딸의 이야기다.
딸 뺄러리는 마르고 날씬한 여성들을 보면서 자신의 몸과 비교한다.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먹으면 화장실로 가서 바로 토한다.
당연히 이런 행동은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밸러리는 이런 사실은 숨긴 채 학교 생활을 재밌게 한다.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담아 이 이야기를 진솔하게 표현한다.
밸러리의 생일 축하 장면으로 시작한다.
다른 아이들은 케이크 하나를 들고 맛있게 먹는다.
하지만 밸러리는 엄마가 한 입만 먹게 한다. 이유는 살찐다고.
늘 착한 아이가 되고 싶었던 아이는 이후 음식을 먹고 토한다.
엄마의 광신적인 날씬함에 대한 강박은 항상 밸러리의 삶을 억누른다.
친한 친구와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그 열량이 소화되기 전에 토해야만 한다.
이와 비교되는 친구인 조던은 조금 뚱뚱해보이지만 활기차고 행복해 보인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 먹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그녀는 밸러리 최고의 친구다.
이 친구와 잘 어울리려면 같이 음식을 먹어야 한다.
그 다음 순서는 먹은 것을 토하러 화장실로 달려가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밸러리는 친구와 가족들 모두에게 잘 숨긴 채 살고 있다,
그녀가 SNS를 통해 보는 여성들은 모두 마르고 날씬한 몸매를 가지고 있다.
사랑받으려면 날씬해야 한다는 강박이 생긴다.
엄마에 의해 강요된 음식 절제는 먹고 토하는 것을 변했다.
아무것도 먹지 않고는 누구와도 함께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먹는 것을 두고 엄마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편견과 혐오로 가득하다.
이런 환경 속에서 늘 먹는 것에 긴장해야 하는 밸러리.
이런 밸러리가 좋아하는 남자 친구. 그리고 그 친구의 다른 선택.
10대 소녀가 거식증에 걸려 겪게 되는 이야기는 너무 사실적이다.
그리고 이 소녀가 자신의 병을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부분은 감동적이다.
엄마의 강박을 둘러싼 두 가지 이야기는 아주 인상적이다.
하나는 자신의 섭식장애를 고백했지만 크게 문제 삼지 않는 대목이다.
적게 먹고 운동하라는 교과서적인 대답만 가능하다.
이 모녀의 다툼을 옆에서 본 한 여성이 화장실에서 안아줄 때 그녀는 용기를 내게 된다.
다른 하나는 이 상황을 이모에게 말하는 장면이다.
엄마뿐만 아니라 외할머니에서 이어져 내려온 몸매에 대한 강박이다.
이모는 엄마가 결코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말하는데 섬뜩하지만 현실적인 조언이다.
집을 떠날 때 그녀가 거식증을 낫기 위해라고 말한다.
그리고 덧붙여 “엄마는 결코 이해하지 못할 테지만, 괜찮다. 내가 이해할 거니까.”라고 말한다.
엄마에게 사랑받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지 알게 되는 것도 그녀가 성장하는데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