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유해한 장르다 - 미스터리는 어떻게 힙한 장르가 되었나
박인성 지음 / 나비클럽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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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시간 날 때 조금씩 조금씩 읽었다.

읽으면서 아무 생각없이 재밌게만 읽었던 추리 소설을 살짝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되었다.

책을 읽는 동안 오컬트 소설 한 편을 읽게 되었는데 괜히 이 책의 한 대목이 떠올랐다.

공포 소설의 하위 장르로서의 오컬트가 다른 것과 어떤 차이가 나는지도 조금 알게 되었다.

미스터리란 장르 자체가 부르주아의 오락에서 시작했다는 대목에 놀랐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이라 더 그런 모양이다.

사회의 질서와 관련 있다고 했을 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 미스터리가 어떻게 변주하고 교배하고 진화하게 되었는지 보여준다.

광고대로 이제 어느 장르나 차용해서 추리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평론가가 쓴 미스터리 장르 안내서다.

여러 곳에 발표한 글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목차에 나오는 수많은 소설과 영호와 드라마 등은 시선을 끈다.

내가 보았고, 읽었고, 알고 있는 제목들이 차례로 나열되어 있다.

가장 낯설고 해보지 않은 것은 미스터리 게임들이다.

워낙 게임과 친하지 않고 이런 게임의 장르에 대한 지식도 없었다.

미스터리 게임을 한다면 과연 어느 정도까지 내가 나아갈지 궁금하다.

냉전시대가 낳은 첩보물에 대한 것은 익숙한 이야기다.

본 것과 읽은 것 사이에 알지만 읽지 않은 제목들에 대한 해석이 눈길을 끈다.

1부의 내용들은 낯익은 제목들과 엮이면서 기억을 더듬게 한다.


<흑뢰성>으로 역사 미스터리에 대해 말한다.

아직 읽지 않은 소설이지만 워낙 유명해서 읽은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소설이다.

이 이야기에서 나의 눈길을 끈 것은 마지막에 <귀멸의 칼날>과 비교한 부분이다.

공동체와 개인으로 풀어낸 부분은 이야기의 이면을 들여다보게 한다.

블레이드 런너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그렇게 새롭게 다가오지 않는다.

하지만 <블레이드 러너 2049>로 넘어오면 내가 놓친 것들이 하나둘 나타난다.

SF미스터리에 <카우보이 비밥>을 넣은 것에 반갑고 놀란다.

예정에 너무 재밌게 본 우주 활극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이다.

최근 범람하는 SF미스터리를 생각하면 개념 정리에 도움이 될 것 같다.


3부는 K-미스터리에 대한 서평에 가깝다.

읽은 책보다 읽지 않은 책들이 더 많은데 읽을 목록이 더 늘어났다.

미스터리는 단순한 의미에서 사람을 구하기 위해 사람을 죽이는 장르’라고 말한다.

한때 인터넷에 절대 함께 여행가지 말아야 하는 인물로 김전일과 명탐정 코난을 꼽았던 것이 떠오른다.

눈길을 끄는 대목 중 하나는 사이코패스에 대한 이야기다.

사이코패스가 짓는 죄보다 일반 사람이 더 많은 죄를 짓는다는 평범한 사실을 다시 인식한다.

그 시대의 유행이 어떻게 문학 속에 적용되는지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다.

내가 무심코 놓친, 무시한 책들의 평론은 나 자신의 취향을 돌아보게 한다.

한정된 정보, 좁아진 취향, 줄어든 독서 시간, 떨어진 체력과 집중력 등이 만든 문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잠시 나의 시야를 넓혔고, 독서 목록은 더 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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