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미친 사람들 - 카렐 차페크의 무시무시하게 멋진 스페인 여행기 흄세 에세이 6
카렐 차페크 지음, 이리나 옮김 / 휴머니스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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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렐 차페크의 스페인 여행기다.

스페인을 여행한 정확한 시기는 나오지 않는다.

번역 원본은 1932년에 출간된 영어 원서인 듯하다.

지난 영국 여행기에서는 놓쳤는데 출판사의 흄세 에세시 시리즈 6권이다.

이 시리즈 찾아보니 그렇게 두툼하지 않아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현대 작가들이 아니라 이 부분은 감안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이번 스페인 여행기는 영국 여행기보다 그림이 훨씬 많이 들어 있다.

투우, 음악, 춤과 관련된 내용에서 역동적인 일러스트들이 많이 나온다.

전작에서도 그림 실력이 좋다고 느꼈는데 이번에 그것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체코에서 기차를 타고 스페인까지 가는 여정에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급행열차라고 하지만 지금의 고속철도에 비하면 상당히 느린 기차다.

하지만 이 시기에는 대단한 속도였고, 사람들의 감각은 그 속도에 맞추어져 있었다.

이 이야기를 읽다보면 유럽 대륙이 기차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그대로 드러난다.

비행기로 다른 나라를 여행하는데 익숙한 한국 사람들에게는 낯선 풍경이다.

침대차에 대한 설명과 그림을 보면 위로 올라가는 사다리가 없나? 하는 의문이 생긴다.

최근 침대차 동영상을 보면 항상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가 있지 않은가.

그리고 이 기차는 독일, 벨기에, 프랑스를 거쳐 목적지인 스페인에 도착한다.


이번 여행기에서 인상적인 것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그 유명한 화가들에 대한 작가에 감탄과 찬사다.

두번 째는 투우에 대한 그의 자세한 묘사와 감상기다.

마지막은 스페인 각 지역의 춤과 음악에 대한 설명이다.

건축물이나 자연 풍경에 대한 인상도 나오지만 영국보다 강렬하지 않다.

특히 고야에 대한 그의 찬탄은 다시 고야의 그림에 대한 열정을 불러왔다.

몇 편의 유명한 그림만 피상적으로 기억하는데 다른 시각으로 볼 기회를 얻었다.

혹시 스페인 여행을 가게 된다면 고야 미술관은 한 번 찾아가봐야겠다.

투우에 대한 감정은 둘로 나누어져 있는데 낯익은 반응이다.

동물학대라고 혐오하다 실제 투우장을 경험하고 멋진 경기에 감탄한 작가들이 떠올랐다.

투우장의 역동적인 모습을 상당히 많은 그림으로 표현했는데 아주 멋지다.


스페인의 열정적이고 고혹적인 춤과 음악에 대한 것도 빼놓지 않는다.

지역색이 강한 스페인의 각각 다른 춤과 음악에 대한 설명은 나의 무지로 머릿속에 와 닿지 않았다.

아쉬운 부분이지만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지식에 살짝 덧붙여진다.

악기를 연주하고, 춤을 추는 장면에 대한 일러스트는 사진보다 더 역동적이다.

가끔은 잘 찍은 사진보다 이런 간결하고 역동적인 그림이 더 강렬하게 다가온다.

지역으로는 세비야의 거리 풍경과 그림과 감상이 아주 인상적이다.

세비야의 아름다움은 특히 관능적이고 매력적이며, 아늑하고 다정하다.”

하나의 산을 두고 서로 다른 감상을 풀어낸 부분도 흥미롭다.

작가가 느낀 그대로 그린 산의 모습은 정말 손가락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이 여행기 속에 담긴 강렬한 지역색은 많은 것을 담고 있다.

우리가 흔히 스페인 여행하면 떠올리는 지역을 벗어나 더 매력적이다.

마지막에 작가의 바람을 담은 이야기는 진한 여운과 먹먹함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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