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송지현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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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시리즈 중 한 권이다.

언제나처럼 이 시리즈를 천천히 한 권씩 읽고 있다.

처음 만나는 작가다. 생각보다 많은 책들이 나와 있다.

개인적으로 작가가 풀어가는 방식과 문장이 마음에 든다.

완전히 낯선 방식이 아니라 어딘가에서 경험한 듯한 느낌이다.

시리즈의 다른 책들처럼 두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김장>과 <난쟁이 그리고 에어컨 없는 여름에 관하여>이다.

읽으면서 두 단편이 겨울과 여름, 두 계절을 드러낸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김장>은 제목처럼 할머니집에 김장하러 가면서 생긴 이야기다.

할머니가 암 투병 생활 동안 집에 머물 때 김장을 했던 추억을 말한다.

5년 완치 판정을 받은 후 고향으로 돌아간 이유는 점십 고스톱 칠 사람이 없다는 것.

할머니 덕분에 만두도, 보쌈도 사 먹는 것이 아까운 가족들.

그리고 스크린골프장을 하면서 옆 카페와 문제가 있었던 일.

이 문제가 생각보다 단순한 이유로 풀리는데 어느 부분 공감한다.

김장을 하러 할머니집으로 가고, 소소한 일들과 추억이 교차한다.

화자가 어린 시절 보낸 곳, 자신이 나이 든 만큼 늙은 동네 사람들.

추위와 군불, 김장과 나누어 먹기, 노인정의 아침 식사.

겨울의 추위 속에 추억과 변해가는 삶의 모습이 간결하게 드러난다.


<난쟁이 그리고 에어컨 없는 여름에 관하여>는 내게는 낯선 풍경으로 시작한다.

파티 현장을 사진으로 기록해달라는 부탁, 그 파티도 뭔가 특별한 목적이 있는 것 같지 않다.

친구의 친구의 친구로 만난 제이, 그녀의 낯선 취향.

친구 g의 이혼과 육아, 냉면집으로 가면서 택시 기사와 생긴 작은 충돌.

불고기가 비싸 먹지 못한 그들의 모습에 왠지 모르게 내 모습이 겹쳐진다.

화자의 꿈속에서 에어컨 실외기 구멍 속에서 꿈틀거리는 어떤 존재들.

알 수 없는 말의 반복, “……엔 날개가 없다. ……은 추락”.

친구집 초대와 g의 아이와 노는 즐거운 시간.

술에 취한 g의 스트레스 폭발과 막말, 우울증이 술을 빌어 터진 것일까?

제이의 소아암 환자 이력, 이것과 <장마> 속 목맨 죽음이 왠지 겹쳐진다.

꿈속의 분명하지 않은 말들과 이 어수선한 파티가 엮이고 꼬인다.

그리고 뜬금없는 듯한 에어컨 설치에 대한 다짐.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고, 두 이야기를 재밌게 따라갔다.

내가 지나온 시간이지만 다른 방식의 삶이라 낯설었다.

하지만 그 경험들이나 상황은 모양만 다르지 과거 속 추억을 불러온다.

간결한 문장과 군더더기 없는 장면은 또 다른 매력이다.

이미 다른 책들이 나와 있으니 시간되면 한 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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