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인류 보고서 - 리얼 하드코어 오피스 생존기
김퇴사 지음 / 비에이블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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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하드코어 오피스 생존기란 부제가 달려 있다.

정말 읽는 내내 나의 회사 생활을 돌아봤다.

공감할 이야기로 가득하다. 아마 많은 직장인들이 그럴 것이다.

SNS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후 책으로 나왔다.

한 컷 만화가 이런 재미를 주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읽으면서 신문의 시사만평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 컷 안에 핵심을 콕 집어넣어 크게 공감하게 한다.

어느 정도 과장되어 있다고 생각한 것도 ‘한국이라면 가능할지도’라는 생각을 한다.


직장인에게 퇴사욕구는 당연한 욕망이다.

아닌 직장인이 있다면 그 직장인은 회사에 세뇌된 직장인이다.

아니라면 자신의 직장이 주변 사람들보다 월등히 좋은 복리와 급여를 주거나.

대부분의 직장인은 속된 말로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계속 다닌다.

취준생들이 듣는 자아실현이니 하는 헛소리는 경영인들의 바람이다.

아니라고? 자아실현 중이라고? 그럼 당신은 그들이 바라는 좋은 직장인이다.

장기근속하는 직장인에 대한 작가의 표현은 너무 적확하다.

더 나은 조건으로 이직에 실패한 직원이다.

회사에 오래 다니다 보면 이런 직원(나 포함)들을 많이 본다.


예전에 비해 회사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당연한 듯하던 야근이 거의 없어진 듯하지만 아닌 회사도 많다.

야근을 보는 상사의 시선과 평가가 엇갈리는 만화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빨리 퇴근해라고 말하고, 카톡으로 일거리를 주는 상사로 가득한 회사로 변했다.

직원과 회사의 변화 싸움에서 회사가 일방적인 승리를 거둔다면 이 오피스툰 그대로다.

회사 생활의 실태를 그대로 보여주기에 오래 다닌 직장인일수록 더 공감할 수 있다.

물론 자신들의 회사가 최신 변화를 수용했다면 ‘나때는 말이야’를 말하겠지만.

영업전략 편에서 매출하락의 핑계들은 정말 익숙한 핑계들이다.

아마 몇 년만 회사를 다녔다면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일 것이다.


처음 그림체를 보고 미국 그래픽노블 <슈퍼맨>이 떠올랐다.

이 낯선 그림체로 직장 실태를 그려내었기에 약간 거리를 두고 더 웃을 수 있었다.

남의 동네 같지만 나의 직장 생활이란 부분에 더 공감한다.

올드한 느낌의 그림체이지만 섬세한 표정이나 동적 표현이 아주 좋다.

어떤 그림에서는 두 사람의 차이를 틀린 그림 찾기처럼 찾는 재미도 준다.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것일까? 안면인식장애가 있는 것일까?

이제 몸이 무거워 회사에 속박되어 있는 몸이지만 한때는 매일 퇴사를 외친 적이 있다.

가슴속에 퇴사의 꿈을 품고 하루하루를 버틴 날도 적지 않다.

하지만 현실의 무거움에 그 꿈은 사그라지고 이런 오피스툰의 위안으로 버틴다.

회사 휴식시간에 이 오피스툰을 감히 볼 수 없어 집에서 몰래 조금씩 봤다.

혹시 집안밖의 사람들에게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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