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 떨어진 남자 월터 테비스 시리즈
월터 테비스 지음, 나현진 옮김 / 어느날갑자기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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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연도를 보면 1963년 소설이다.

1976년에 영화로도 나왔고, TV 시리즈로도 각색된 작품이다.

이 작가의 소설은 두 번째로 읽는데 상당히 건조한 느낌을 준다.

건조한 문장이지만 상당히 가독성이 좋아 생각보다 빠르게 읽었다.

핵전쟁으로 폐허가 된 행성 안테아에서 온 외계인 뉴턴의 이야기다.

여기서 눈 여겨 볼 부분은 핵전쟁과 1960년대란 시대다.

냉전시기 미국과 소련의 핵 개발이 고점을 향해 나아가던 시절이다.

핵전쟁에 대한 두려움은 이 당시 문화 곳곳에서 보인다.

안테아에서 온 외계인을 통해 작가의 핵전쟁에 대한 불안감이 그대로 나온 것 같다.


1985년 뉴턴의 우주선이 지구에 착륙한다.

그의 우주선은 편도행이고, 어떤 목적을 가지고 왔다.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발달한 안테아의 과학기술을 이용한다.

반지를 귀금속점에 팔아서 돈을 모아 특허 변호사를 통해 기업을 만든다.

이 기업이 만든 제품은 당시 지구의 과학 기술로는 불가능한 제품들이다.

이 제품들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 중 한 명이 화학 교수 브라이스다.

그의 단순하고 반복적이고 무료한 일상에 우연히 발견한 종이 화학과 필름은 큰 충격을 준다.

이 제품을 개발한 사람이 외계인일 것이란 의심을 품을 정도다.

이 둘은 뉴턴의 회사가 점점 더 커지면서 함께 하는 순간이 생긴다.


뉴턴은 키가 크지만 몸무게는 아주 적게 나간다. 40칼로그램 정도다.

그의 연약한 신체는 빠르게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속에서 다리가 부르질 정도다.

이 사고로 뉴턴은 자신을 돌본 베티 조를 자신의 가정부로 고용한다.

베티를 통해 뉴턴은 지구의 술 진에 빠진다.

특허와 신기술을 이용한 제품으로 엄청난 부를 쌓았지만 이것은 우주선 개발 비용일 뿐이다.

우주선 건조를 위해 많은 기술자들이 필요한데 브라이스도 이때 참여한다.

브라이스는 늘 뉴턴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고, 만난 뒤에도 외계인에 대한 의심을 사라지지 않았다.

우주선 제작에 필요한 기술들은 더디게 진행되고, 뉴턴은 술에 점점 빠진다.

브라이스의 의심에 대한 뉴턴의 첫 대답은 동화 속 난쟁이 괴물 룸펠슈틸츠헨이다.


자신의 행성 안테아로 돌아가 안테아인을 구하겠다는 의지는 점점 약해진다.

지구에 머문 시간과 환경, 더딘 우주선 건조, 지적 수준 차이 등이 그를 힘들게 한다.

그의 표현에 의하면 지구인은 원숭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 표현은 그가 얼마나 힘든 환경 속에 있는지 잘 알려준다.

이런 그를 위로해주는 것 중 최고가 바로 베티가 알려준 진이다.

진은 그에게 마취제 같은 역할을 하고, 그의 의지를 점점 더 꺾는 역할을 한다.

이런 그를 보면서 자신의 의심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인물이 브라이스다.

자신의 권태를 날리고, 새로운 과학에 놀란 그이지만 호기심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결국 뉴턴이 개발한 제품으로 그의 정체를 알아챈다.


뉴턴이 개발한 제품들은 지금 생각해도 기발하고 대단한 것들이다.

SF소설에서 이런 제품들은 미래의 상품을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

인류의 종말에 대한 경고이자 불안은 그 시절을 감안해야 한다.

핵무기 축소 협상에 대한 희망에 대한 그의 답은 히틀러 같은 인물의 등장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현재 우리의 현실도 결코 낙관만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치와 외계인의 존재를 엮어 풀어낸 이야기는 좀더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스스로 원숭이들 세계에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그의 몰락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시작한다.

몰락했다고 해도 그의 손에는 여전히 엄청난 부가 쥐어져 있다.

하지만 삶의 의지가 추락한 그에게 이 부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SF가 아닌 다른 소설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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