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 캐드펠 수사 시리즈 5
엘리스 피터스 지음, 이창남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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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프펠 수사 시리즈 5권이다.

개정판 이전의 제목은 <죽음의 혼례>다.

전면개정판은 원래 제목을 그대로 따라했다. 강렬함은 전편이 더 있다.

전편들처럼 이번에도 캐드펠 수사의 활약은 눈부시고, 로맨스는 계속된다.

이전 이야기들을 계속해서 읽었기 때문인지 범인인 듯한 인물이 범인이 아닐 것이란 추측을 했다.

하지만 이야기가 계속 진행되면서 그 가능성은 점점 높아진다.

추리 소설에서 사건 해결의 제1요소가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가장 강력한 용의자로고 해도 그의 범행을 증명하지 못하면 소용없다.

소설의 마지막 장면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장면들로 넘쳐 난다.


부모가 모두 죽은 소녀의 거대한 재산은 친척의 먹이감이 되기 좋다.

소녀의 보호자인 숙부는 조카 이베타를 늙은 남작 드 돔빌에게 시집보낸다.

이들의 결혼식이 거행될 곳은 캐드펠이 있는 수도원이다.

남작은 수도원으로 오는 도중에 자신의 길을 막는 나환자에게 채찍질한다.

이 정략 결혼은 남작에게도, 숙부 피카르에게도 이익이 된다.

하지만 어린 소녀 이베타와 그녀의 연인인 조슬린 등에게는 큰 상처이자 아픔이다.

남작의 향사로 있는 조슬린이지만 그는 이 결혼을 반대하고 이베타와 떠나려고 한다.

그런데 떠나려고 한 그날 남작에게 결투를 신청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오히려 도둑으로 몰린다.

누군가 몰래 조슬린의 짐속에 남작의 보물을 넣어둔 것이다.

이 때문에 조슬린은 도둑으로 몰리고, 감옥에 갇힐 뻔했지만 달아난다.

그의 도주가 예상하지 못한 사건의 연속으로 이어진다.


조슬린은 무사히 병사들의 포위를 뚫고 달아난다.

달아났다고 하지만 넓게 펼쳐진 포위를 뚫을 정도는 아니다.

친구의 도움을 받아 수도원 한 곳에 숨어서 포위가 풀리길 바란다.

그러다 수색하던 병사에게 들켜 다시 힘겹게 도망치는데 잡히기 일보직전까지 간다.

이때 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인물이 나환자 라자루스 노인이다.

모두가 두려워하는 나환자 뒤에 숨으면서 그는 잡혀가는 것을 피한다.

그리고 결혼식 당일이 되었는데 신랑인 남작이 오지 않는다.

병사들과 수도사들이 나서 수색을 하던 중 그의 시체가 발견된다.

누군가 그가 다닐 길에 줄을 걸어 말에서 떨어지게 한 후 목을 졸라 죽였다.

이 살인사건의 가장 강력한 용의자로 도망친 조슬린이 꼽힌다.


조슬린은 라자루스 노인의 도움으로 성자일스 병원에 안전하게 머문다.

이 병원에는 캐드펠의 조수였던 마크 수사가 근무하는 곳이다.

마크 수사에게 글을 배우는 아이와 친구처럼 지내면서 이베타와 달아날 기회를 노린다.

그런데 마크 수사는 이 낯선 존재를 인식하고, 눈 여겨 보고, 나름의 판단을 한다.

이베타는 결혼이 멈춘 것에 안도히지만 그가 용의자가 된 것에 놀란다.

숙부와 숙모의 분노는 하늘을 찌르고, 이베타에 대한 감시의 눈길은 더 강해진다.

시체에서 발견된 것에 의문을 품은 캐드펠 수사는 수도원장의 허락 하에 단서를 뒤쫓는다.

그 단서를 쫓아가면서 그는 남작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얻게 된다.

단서를 뒤쫓으면서 드러나는 사실은 마지막 장면에 확실한 증거로 작용한다.


인간의 탐욕은 언제나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뻗어간다.

조슬린이 일어킨 소동 혹은 사건 하나가 어쩌며 시발점일지 모른다.

그 단서는 이전에 나온 대화 속에 있지만 단지 상상 속의 행위였을 것이다.

하지만 기회가 왔을 때 악의는 상상의 껍질을 벗고 현실로 튀어나와 실행력으로 옮겨진다.

작가는 이 순간을 잘 포착해 시리즈 속에 그대로 녹여 내었다.

더불어 청춘 남녀의 로맨스를 넣어서 그 시절에는 불가능했을 장면들을 보여준다.

그리고 읽는 내내 짐작하고 있던 라자루스 노인의 정체를 마지막에 밝힌다.

아직 많이 남은 시리즈를 감안하면 즐거운 일이지만 개정판을 기다리는 것은 힘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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