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 시절 - 가장 안전한 나만의 방에서
임후남 지음 / 생각을담는집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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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작가다. 시인이다.

처음 만나는데 천천히 읽으면 예상하지 못한 즐거움이 있다.

시골 책방이라고 하지만 경기도 용인 시골이라 그렇게 먼 시골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책은 시인이 쓴 에세이와 책방 주인이란 것 때문에 선택했다.

시인의 눈길로 사물의 다른 면을 볼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33편의 에세이는 나의 기대와 다른 방식으로 풀려나왔다.

자신의 일상을 담담하게 풀어내었지만 기대한 시선의 신선함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시골로 내려온 후 마주한 현실적인 부분들이 나의 감성을 건드린다.

자신의 바람대로 살고 있는 시골 생활이 굉장히 행복해 보인다.

읽으면서 나도 이런 삶을 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계속 품었다.


시골 책방에 많은 손님이 오지는 않는다.

작가는 그것을 알면서도 책방을 차렸고, 열심히 운영한다.

책방 수익에 목을 메는 상황이 아닌 것 같아 좀더 여유로워 보인다. 나의 착각일까?

물론 정책 자금을 따내기 위한 노력이나 작가와 시인 초대 행사 등은 아주 바쁜 일이다.

동네 책방들이 생존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는 이미 요조의 책을 통해 알고 있다.

그런데 정책 자금이 책방 수익에는 별 효과가 없다는 부분에서는 놀란다.

하지만 책방 주인의 이런 노력이 책방에 온 작가 등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블로그 사진을 보면 상상한 것보다 훨씬 큰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생각한 것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모임들이 보인다.

시골 책방의 작고 아담한 공간을 생각한 나에게는 정말 예상 외의 모습이다.


시골 생활에 빠진 시인의 감성들이 곳곳에 묻어 있다.

들에 피는 수많은 먹거리를 채취해서 먹는 장면은 나도 모르게 입맛을 다신다.

시골에서 자란 후배와 함께 채소 등을 채취하는 장면은 보기 좋고 왠지 모르게 부럽다.

작가처럼, 아니 작가보다 훨씬 먹거리를 모르니 작은 모험처럼 다가온다.

겨울 눈 치우기 에피소드는 남편이 살짝 불쌍해 보인다.

적지 않은 나이의 도시 남자가 눈 치우기에는 마당 등이 엄청 넓다.

눈을 한 번이라도 치워 본 적이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잘 몰랐던 사실 하나는 처음 책방 이야기를 풀어낸 것이 아니란 점이다.

이미 나와 있는 책들도 관심이 생긴다.


가장 안전한 나만의 방에서’란 부제가 붙어 있다.

왜 이런 부제를 붙인 것일까?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맨발로 흙길을 걷고, 작은 밭을 가꾸는 모습은 여유로워 보인다.

계절에 따라 변하는 자연의 풍경, 현실적인 텃밭의 모습 등도 조용히 가슴에 와 닿는다.

손님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살짝 걱정이 된다.

책 읽고, 음악 들으면서 풀어낸 이야기는 자연스레 눈길을 끈다.

단순하고 변화 없는 일상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치열한 삶의 흔적이 묻어 있다.

편지글처럼 쓴 글들은 읽다 보면 나만의 짧은 답장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잠시 멈추고, 추억 속으로 빠져들고, 책방 바깥의 자연 풍경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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