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사의 두건 캐드펠 수사 시리즈 3
엘리스 피터스 지음, 현준만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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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펠 수사 시리즈 3권이다.

이전 판본과 같은 제목으로 나왔다.

수도사의 두건은 캐드펠이 만든 치료제이자 독약이다.

제목을 읽고 이 약이 나올 때 이 독약이 사용될 것이란 생각이 바로 들었다.

살인 사건이 일어나기 전 수도원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먼저 흘러나온다.

이전 수도원장은 교황사절 종교회의 때문에 런던으로 가게 된다.

이 회의에서 수도원장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계약서 사인을 미룬다.

영주 한 명이 남은 여생을 수도원에 맡기면서 자신의 영지를 수도원에 기탁하는 계약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부자가 재산과 여생의 안락한 삶을 바꾸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그 영지는 상당히 큰 것이었고, 이 때문에 의도하지 않은 살인 사건이 생겼다.


느린 빌드업으로 이야기를 하나씩 조금씩 풀어낸다.

수도원장이 떠나면서 로버트 부수도원장은 자신이 수도원장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수도원장이 떠나자 바로 수도원장의 방으로 숙소를 옮기고, 수도원장처럼 행동한다.

수도원장 앞으로 온 메추라기도 자신이 먹지만 일부분은 영주에게 보낸다.

영주의 영지에서 얻게 될 이익을 생각하고 넘겨준 것이다.

그런데 이 고기를 먹은 영주가 죽는다. 독살이다.

수도원에서 의사 역할을 하는 캐드펠이 불려 가 치료하려고 하지만 늦었다.

캐드펠은 사인이 자신이 만든 치료제 수도사의 두건이란 것을 바로 알아챈다.

자신이 배합해 만든 약초이기에 냄새 등으로 알았다.

그리고 십자군 원정을 떠나기 전 약혼했던 리힐디스를 40년만에 만난다.


모두가 함께 먹은 음식에서 이 독약이 섞였다면 많은 사람들이 위험했을 것이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메추라기 요리에만 이 약이 들어갔다.

이 음식에 독약을 탈 수 있는 사람은 요리사와 요리를 전달한 사람.

그날 배달한 농노 엘프릭, 하녀 알디스, 영주의 사생아인 메이리그, 

영주의 아내인 리힐디스, 리힐디스의 아들인 에드윈 등이 있었다.

식사 당시 영주 보넬과 재혼한 아내의 아들 에드윈 사이에 다툼이 있었다.

보넬이 영주권을 수도원에 넘기면 에드윈은 빈털터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에드윈은 다툰 후 집밖으로 나갔고, 보넬은 죽었다.

가장 강력한 용의자가 되는 것은 당연히 에드윈이다.

메이리그의 경우 영국법에 사생아는 재산 상속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캐드펠은 바로 리힐디스를 알아채지만 리힐디스는 캐드펠의 이름을 듣고 알게 된다.

자신의 늦둥이 아들이 살인하지 않았다고 믿는 리힐디스는 캐드펠의 도움을 요청한다.

캐드펠은 사건을 공정하게 조사해서 에드윈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행정관은 가장 강력한 용의자로 에드윈을 찍고 그를 잡으려고 한다.

만약 베링어가 있었다면 좀더 편안하게 조사를 할 텐데 그는 성주를 따라 나갔다.

그리고 에드윈은 자신과 닮은 네 달 위 조카 에드위와 협력하면서 이 상황을 넘어가려고 한다.

이 두 소년의 우정과 용기, 장난스러운 행동 등은 또 다른 재미를 준다.

보넬 집안과 얽히고설킨 관계 등은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씩 드러난다.

이 과정에 생각하지 못했던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범인의 윤곽이 뚜렸해진다.


캐드펠의 개인사가 이전보다 조금 더 흘러나온다.

리힐디스와의 만남과 이때의 감정 묘사는 과거의 흔적이 조금씩 묻어난다.

캐드펠의 직관적인 통찰과 몇 가지 실험 등은 자신의 확신을 강하게 한다.

추리소설에서 가장 강력한 살인 요소 중 하나인 ‘누가 가장 이익을 보는 가’는 뒤로 가면서 바뀐다.

개인 간의 감정 충돌과 법률 해석의 문제는 계속해서 제기되는 문제다.

보넬의 영지가 수도원에 귀속되지 않을 가능성 때문에 로버트 부수도원장은 냉정하게 상황을 다룬다.

그리고 염탐꾼은 캐드펠과 리힐디스 사이의 관계를 알아내어 캐드펠의 운신 범위를 좁힌다.

하지만 캐드펠의 직관과 그를 믿는 사람들의 도움이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낸다.

이 소설의 백미는 이런 과정을 천천히 보여주면서 범인을 드러내는 것이다.

마지막에 이전 수도원장이 새로운 수도원장과 함께 돌아온 것은 작은 스포일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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