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 한 구가 더 있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 2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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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펠 수사 시리즈 2권이다.

전면 개정판 이전 제목은 <99번째 주검>이었다.

전편이 다른 지역에 가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해결했다면 이번에는 수도원이 있는 도시가 배경이다.

스티븐 왕과 모드 황후 사이에 있었던 왕위를 둘러싼 전쟁이 시대 배경이다.

이 책까지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내용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 것을 보면 처음 읽는 듯하다.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역사를 몰라도 그 재미가 반감되지 않는다.

전편에서 이미 문장과 섬세한 묘사 등으로 이전에 몰랐던 재미를 발견한 것처럼 이번에도 그랬다.

지도를 펼쳐두고 읽는다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 미련한 나는 그것을 몰랐다.


캐드펠 수사에게 조수가 한 명 온다. 그런데 여자다.

경험 많고 눈치 빠른 캐드펠 수사이기에 그 허점을 바로 알아챈 것이다.

이 여성은 슈루즈베리 성에서 모드 황후 편에 선 애더니의 외동딸 고디스다.

스티븐 왕은 슈루즈베리를 무너트린 후 적장들을 모두 사로잡으려고 한다.

하지만 중요 귀족들이 함락 직후 성밖으로 달아난 상태다.

만약 고디스를 사로잡는다면 적장과의 전투를 막을 수 있다.

문제는 이 고디스의 흔적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고디스의 정체를 모르는 수사들의 손에 의해 일손이 필요한 캐드펠에게 온 것이다.

고디스에게는 행운이고, 캐드펠에게는 새로운 미션이 떨어진 것과 다름이 없다.


스티븐 왕은 슈루즈베리 성 탈환한 후 약탈을 금지시켰지만 생존 병사들은 모두 죽였다.

보통 전쟁이 끝나고 항복한 병사들은 살려두는 전례를 깨트린 것이다.

이때 죽은 병사의 숫자는 모두 98명이다.

이 시체들이 쌓여 있으면 문제가 되니 수도원에서 장례를 치르려고 한다.

이 일의 적임자로 십자군 원정을 다녀온 캐드펠 수사가 정해진다.

캐드펠은 먼저 시신들을 한 곳에 모아 숫자를 세고, 흉한 모습을 정리한다.

그런데 시체 수가 98구가 아니라 99구다. 한 구 더 있다.

문제는 이 시체의 상태가 다른 시체와 다르다는 것이다.

그냥 넘어갈 수도 있지만 신실한 수도사는 이것을 그냥 지나가지 못한다.


이 시체의 정체를 찾아내는 데는 그렇게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누가 왜 이 사람을 죽인 것일까?

여기에 고디스 주변을 맴돌면서 관찰하는 고디스의 전 약혼자 휴 베링어가 있다.

이때부터 캐드펠과 베링어의 은밀하고 지속적인 둘의 대결이 펼쳐진다.

고디스를 몰래 아버지의 품으로 보내려는 캐드펠에게 베링어는 손밑의 가시 같다.

혹시 베링어가 고디스의 정체를 아는 것는 아닐까?

고디스가 실수로 자신이 여성이란 것을 드러내지 않을까?

이 은밀한 관찰자가 언제 캐드펠 일행을 압박하고 문제를 일으킬까?

긴장감이 고조되고, 예상외의 상황들이 계속 일어난다.


개정판으로 바뀌면서 몇 가지 눈에 뛰는 변화가 있다.

하나는 목차에서 소제목이 모두 빠졌다.

문장이 다듬어진 것과 함께 베링어, 얼라인 등의 주요 인물 이름 표기가 바뀌었다.

이전에는 버링가, 앨린 등이었다. 개인적으로 이전 이름이 부르기 더 쉽다.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것은 책이 주는 재미다.

개인적으로 전편보다 더 재밌고, 볼거리도 훨씬 많다.

속고, 속이고, 앞을 내다보고 미리 수를 두는 두뇌 대결도 흥미롭다.

고 물만두님의 글에 의하면 버링가가 자주 등장할 것 같은데 반가운 일이다.

화려하거나 잔인하지 않지만 느린 듯하나 밀도 있는 미스터리가 주는 재미가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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