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전날
호즈미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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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로 받은 책이다. 일단 감사 먼저.

여섯 편의 단편이 모여 있다.

솔직히 만화의 정보를 제대로 읽지 않아 장편인 줄 알았다.

표제작이자 첫 단편 <결혼식 전날>을 읽은 후 단편집이란 것을 알았다.

온라인 서점에서 책 정보를 보고 샀다면 놓치지 않았을 정보다.

여성만화이지만 남자가 읽어도 그 재미는 절대 감소하지 않는다.

특히 예상하지 못한 반전으로 이어지는 마지막 장면은 선입견을 깨트린다.

판타지적인 부분을 도입해서 반전의 재미를 배가시킨 것도 자연스럽고 흥미롭다.

온라인 서점에서 검색하니 몇 권의 책들이 보이는데 언젠가 한 번 읽고 싶다.

 

이 만화 모음집은 2013년에 <이 만화가 대단하다!>의 여성만화 부분 2위다.

표제작 <결혼식 전날>은 작가의 데뷔작이다.

두 남녀의 결혼 전날 풍경을 보여주는데 조금 나른한 분위기다.

결혼식 피로연 음식 이야기, 사소한 대화들.

그리고 마지막에 드러나는 반전은 내가 놓친 단서와 선입견을 돌아보게 한다.

<아즈사 2호로 재회>도 나의 선입견과 작가의 연출이 돋보인다.

아버지와 딸의 만남, 집안에서 벌어지는 일들.

아빠와 함께 놀러 갔다가 혼났다는 과거 이야기.

왠지 이혼한 아빠가 딸을 만나러 왔다는 느낌.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 이르면 <결혼식 전날>처럼 여운과 감동을 준다.

 

이런 반전들은 다음에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서도 계속된다.

<모노크롬 형제>는 노년의 쌍둥이 형제가 만나 과거를 이야기한다.

한 여성의 죽음과 그녀에 대한 추억, 사랑 등.

노년에 서로 좋아했던 여자에 대한 추억을 말한다면 이렇게 될까?

<꿈꾸는 허수아비>의 무대는 일본이 아니라 미국이다.

부모가 죽은 후 큰집에서 자란 남매.

여동생의 결혼식 때문에 다시 돌아온 고향.

그들의 과거사가 흘러나오는데 결코 쉽지 않은 성장기다.

여동생에게 집착했던 오빠, 그 때문에 떠날 수밖에 없었던 오빠.

다시 돌아온 고향에서 그가 본 것은 이전과 달라 있었다.

누가 그에게 동생의 결혼식 청첩장을 보냈을까? 이 또한 예상외다.

 

<10월의 모형 정원>은 한 까마귀의 죽음 이야기로 시작한다.

단 한 편의 소설만 쓴 작가의 게으른 일상에 침입한 한 여고생.

여고생의 잔소리와 소설가의 진도 나가지 않는 글쓰기.

동네 회람판이 돌면서 변하는 소설가의 표정,

마지막에 밝혀지는 사실과 새로운 진전은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한다.

<그후>는 고양이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고양이를 키우는 남자에게 온 누나의 입원 부재자 전화 한 통.

평온한 저녁의 일상과 고양이의 살짝 불안한 심리.

빨리 부재자 전화를 듣고 병원으로 달려가야 할 것 같은데.

결국 부재자 전화를 듣고 난 후 연락된 전화는 행복한 감탄사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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