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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는 천국에 있다
고조 노리오 지음, 박재영 옮김 / 하빌리스 / 2024년 5월
평점 : 
제목과 표지가 먼저 나의 시선을 끌었다.
제9회 신초미스터리대상 최종 후보작이다. 수상작이 아니다.
기발한 발상으로 거대한 밀실을 만들고 살인자를 추리한다.
가장 놀라운 점은 등장인물 모두가 죽은 사람이란 것이다.
이들은 죽은 후 천국이라 불리는 곳에 시간 차를 두고 나타났다.
소설은 마지막에 천국에 나타난 인물을 중심으로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는다.
이들이 성불하려면 범인을 찾아내고 살인 이유를 알아내야 한다.
그런데 이들이 천국에 왔을 때 과거를 기억을 모두 잊었다.
자신이 누군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법인을 찾아야 한다.
마지막 여섯 번째 인물이 천국에서 깨어나 거대한 서양식 저택으로 온다.
이 저택의 이름이 바로 천국이고, 여섯 명이 모두 죽은 저택이다.
그들만 머물고 있고, 매시간 신문이 한 부 도착한다.
이 신문의 이름은 매시신문이고, 발행자가 누군지, 어떻게 배달되는지 모른다.
과거의 기억을 잊은 사람들은 각자의 옷과 외모로 이름을 짓는다.
메이드 복장을 한 여자는 메이드, 요리사 옷을 입은 사람은 요리사.
스카프를 맨 남자는 파우치, 젊은 여성은 아가씨.
손가락 하나가 없는 남자는 조폭, 잘 생겼지만 수염이 있는 수염남.
죽을 때 기억만 가지고 이 저택에 모였고, 이 이상한 현실에 조금씩 적응한다.
누가 살인자 모르는 상태에서 이들은 기묘한 공동생활을 이어간다.
요리사가 이들이 먹을 음식을 만드는데 진짜 요리사의 실력이 아니다.
그의 곁에는 메이드가 있고, 이 둘이 여섯 명의 식사를 준비한다.
이들은 자신들이 어디에서 죽었고, 어떻게 발견되었는지 매시신문을 통해 알게 된다.
이 신문을 통해 천국의 한 시간이 지상의 하루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매 한 시간마다 오토바이 소리와 함께 신문이 배달되지만 배달원은 보이지 않는다.
시간만 놓고 보면 현실에서 며칠이 지났을 텐데 이들에 대한 정보가 없다.
이런 의문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새롭게 밝혀지는 사실로 그 이유를 알게 된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자신의 기억을 찾지 못하고 범인도 모른다.
이 천국에서 자신이 죽을 때를 떠올리면 죽을 당시의 상황이 재현된다.
죽은 채 있게 되는데 기합을 강하게 넣거나 하면 다시 살아난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천국의 첫 살인 사건이 드러났을 때다.
조폭 씨의 비명과 죽음, 이 살인이 살인자가 저지른 것이란 남은 사람들의 추측.
다시 시작된 살인자를 찾으려는 노력, 다양한 가능성 추리, 살인 무기의 발견.
하지만 수염남의 모든 시도는 실패가 되고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난다.
바로 죽었던 조폭 씨가 살아나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한 것이다.
이 일은 자신이 죽을 때의 고통을 그대로 재현하기에 누구나 꺼린다.
단서는 보이지 않고, 저택의 새로운 기능을 발견한다.
바로 창고에 자신들이 강하게 바라는 것을 상상하면 나타난다는 것이다.
창고 문보다 크거나 살아 있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계속 추리 상황을 만드는데 이것이 나중에 설정으로 드러난다.
개성 강한 인물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면서 함께 노는 장면은 재밌다.
추리가 실패하면서 쌓인 다른 가능성은 다음 추리에서 활용된다.
어느 순간부터 탐정 역을 맡은 수염남은 추리를 계속하고 당연하게 생각한 것에 의문을 가진다.
이 의문과 대담한 시도와 상상력은 진실에 한 발 다가가게 한다.
죽기 전 기억이 하나씩 돌아오면서 밝혀지는 사실들과 범인의 정체.
그리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설정과 의문이었던 것의 트릭.
특수 설정을 만들어 놓고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과정 자체가 재밌다.
마지막에 드러나는 살인의 이유는 조금 아쉬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