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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탐정단
김재희 지음 / 북오션 / 2024년 6월
평점 :
뱀파이어가 탐정단을 구성한다는 점에 눈길이 갔다.
그들이 지닌 특별한 능력을 어떻게 추리소설 속에 녹여낼지 기대되었다.
하지만 작가는 탄탄한 구성의 추리소설보다 판타지를 선택했다.
뱀파이어와 하이브리드족과의 대결 구도로 전개된다.
탐정단이란 이름에 무색하게 이 탐정단의 활약을 보여주는 부분은 적다.
탐정단이란 이름으로 그들은 여전사처럼 활약한다.
이 활약은 하이브리드족과의 대결이자 하이브리드족의 음모 분쇄다.
아주 빠르게 진행되는데 이 간략한 전개가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대목이다.
실제 암 선고를 받고 투병 생활을 한 작가의 경험이 녹아 있다.
집필 후기를 보면 특히 이런 힘든 치료 과정이 잘 드러난다.
세 명의 20대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도 자신의 경험과 관련 있을 것이다.
형사 다인, 교사 세경, 의사 주미 등이 바로 탐정단원이다.
같은 나이의 이들은 모두 다른 말기 암을 진단받는다.
병원에서 치료하기 힘든 이들은 존 듀이 암 케어 병원의 임상 실험을 신청한다.
다른 암 환자들과 병원에 도착했는데 이때 셋이 동갑에 같은 방을 배정받는다.
동병상련의 아픔을 지닌 이들은 조금씩 친해지고 서로에게 용기를 북돋아준다.
그런데 이 병원에서 이상한 것을 경험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들이 마치 꿈처럼 활약하는 장면이 나온다.
꿈과 현실이 혼란스럽게 교차하는 과정 속에 암 치료는 진행된다.
셋 모두 특별한 기계 속에 들어가 암이 사라진다.
완치되는 과정에 뱀파이어의 세포를 받아서 뱀파이어가 된다.
그리고 존 듀이를 통해 이런 사실을 알게 되고, 존 듀이가 바라는 바를 듣는다.
영생 대신 죽음을 바라는 뱀파이어, 죽지 못하는 괴로움.
이에 반하는 하이브리드족은 인간 세계를 지배하길 바란다.
형사 다인이 암 판정을 받기 전 수사하던 사건들과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하이브리드족의 폭주가 시작된다.
현금 차량을 강탈하고, 귀금속 가게를 약탈한다.
이들은 CCTV에 잡히지 않는데 그 이유는 뱀파이어이기 때문이다.
인간 세계 깊숙이 침투한 하이브리드족.
인간을 사역마로 부리면서 자신들이 바라는 미래를 꿈꾼다.
뱀파이어가 되면서 암이 완치되고 신체 능력이 월등히 좋아진 세 여성들.
이들은 코스튬을 입고 무기를 장착한 후 이들과의 대결에 나선다.
보통의 뱀파이어나 사역마들은 이들이 처치할 수 있다.
하지만 강력한 하이브리드족과의 싸움은 결코 쉽지 않다.
최강의 하이브리드족 수장의 힘은 그 어떤 뱀파이어도 물리칠 수 없을 정도다.
이런 설정 속에 작가는 한류를 집어넣고, 환경에 의한 병을 말한다.
이 과정들이 너무 간단하게 처리되면서 묵직한 무게감은 사라진다.
액션 장면의 묘사도 아쉬운 대목인데 아마 무협에 익숙해서 더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