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너는 속고 있다
시가 아키라 지음, 양윤옥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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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변하고 있는 사기 대출 이야기를 다룬다.

이전 소설에서 고리의 사기 대출과 불법 추심을 다룬 것과 차이가 있다.

소비자 금융에 대한 법률 등에 의해 이전처럼 노골적인 추심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적은 돈이 필요한 사람은 줄어들지 않는다.

이 적은 돈에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사채업자 역시 줄지 않는다.

작가는 소비자금융기관에서 대출받지 못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들에게 온라인 소액대출업자들은 순간의 위기를 넘기는데 필요한 업자다.

실제 이들이 빌려주는 돈은 그렇게 큰 돈이 아니다.

적은 돈이지만 어느 순간 그 금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연 이자가 100%가 넘어가는 고리의 사채다.

경찰에 신고하면 불법 이자로 상환의무가 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그는 더 이상 어디에서도 돈을 빌릴 수 없다.

1~2백만 정도의 금액이지만 어디에서도 돈을 빌릴 수 없는 사람에게 이들은 빛과 같다.

고액의 이자율도 단순히 갚아야 하는 금액만 놓고 보면 그렇게 많지 않아 보인다.

왜 은행 등의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지 않지? 하고 물을 수 있다.

적정한 이자를 내고 그들도 대출을 받고 싶다.

하지만 작가는 실직과 싱글맘이란 설정 등으로 대출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먼저 보여준다.

이 정도까지 왔다는 것은 주변 지인들에게도 돈을 빌릴 수 없다는 의미다.


3개월 월세 연체로 셋집에서 쫓겨날 절박한 사항에 처한 다카요.

콜센터 직원으로 일하다 병을 얻어 퇴사했다.

끊어진 수입은 더 급한 일들로 인해 월세 연체로 이어진다.

어디에도 돈을 빌릴 때가 없다. 직장이 없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이유다.

20만엔이 되지 않는 돈, 이 돈은 한달 동안 일해야 벌 수 있는 금액이다.

불법으로 온라인에서 일하는 대출하는 사채업자에게 연락한다.

그들도 연체나 추심 불가의 상황은 피해야 한다.

증빙으로 신분증과 신분증을 든 셀카 사진을 요청한다.

승인이 떨이지고 돈은 바로 입금된다.

매월 이자는 입금하지만 원금까지 갚기에는 너무 수입이 적다.

대출은 더 늘어나고 이때 매춘에 대한 유혹이 들어온다.


소설을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속는 사람과 속이는 사람 등이다.

작가는 이 설정을 아주 교묘하게 이용해 독자의 눈을 속인다.

멋진 서술 트릭인데 이것은 마지막 장면에서 알 수 있다.

속는 사람 편에서 속이는 사람들의 수법이 조금씩 보인다.

속이는 사람들 편에서는 이들이 어떻게 고객에게 접근하는지 보여준다.

속는 사람이 속이는 사람이 되고, 속이는 사람이 속는 사람이 된다.

치열한 경쟁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만들어낸다.

이럴 때 경험이 풍부한 사부가 있다는 것은 큰 힘이다.


돈이 있을 때는 큰 돈이 아니지만 없을 때는 1만엔도 큰 돈이다.

한 번 빌리면 점점 더 많은 돈을 빌리게 된다.

이 과정에 사채업자가 실수인 듯, 걱정하는 듯한 행동을 한다.

싱글맘이나 학생이 대상일 때 이들은 매춘업소로 빠질 가능성이 높다.

한 번 빠진 대출의 굴레는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늪과 같다.

대출자에 대한 걱정과 공감 등도 진심보다는 더 높은 수익을 위한 것이다.

밖에서 볼 때 어떻게 저런 말에, 방식에 속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언제나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고, 탐욕은 우리의 빈틈으로 파고든다.

잘 짠 구성과 현실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는 재미와 가독성을 높인다.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늘 그렇듯이 선입견의 무서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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