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사이의 별빛
글렌디 밴더라 지음, 노진선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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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작 <숲과 별이 만날 때>를 재밌게 읽었다.

전편도 두툼했는데 이번에는 더 두툼하다.

조금 더 시간이 걸릴 뿐 큰 부담이 없고 재밌었다.

전작처럼 가족 문제를 다룬다. 이번에는 더 강렬한 설정이다.

아이가 유괴되고, 엄마는 이 사건으로 알코올 중독과 약물 중독에 빠진다.

남편의 외도, 시어머니의 간섭, 아이를 놓아둔 죄책감이 뒤섞인다.

자신도 살고, 쌍둥이도 살리기 위한 선택은 이혼과 결별이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그녀가 집을 떠나 여행을 다니면서 시작한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그녀뿐만이 아니라 유괴된 딸의 이야기도 같이 진행된다.


이혼 후 자신의 흔적을 지우고 차를 몰고 캠핑을 다니는 앨리스.

아직 술과 약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그러다 겨울에 홀로 캠핑하는 그녀를 찾아온 레인저 키스와 사랑을 나눈다.

이 사랑이 그녀의 여행을 멈추지는 못한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그녀는 조금씩 술과 약에서 멀어진다.

여행은 그녀의 삶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하지만 여자 혼자 여행한다는 것은 언제나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평화로웠던 여행에 마침표를 찍게 하는 성폭행을 당한다.

다행이라면 그녀의 반격으로 아주 위험한 상태를 넘겼다는 것 정도다.

자신의 사건이 이혼한 남편 가족에게 알려지기가 두려워 키스에게 도움을 받는다.


유괴된 아이 비올라는 땅의 정령이 보내준 아이 레이븐으로 자란다.

11만평의 거대한 숲속에서 그녀를 유괴한 엄마와 단 둘이 살아간다.

그녀가 만나는 외부 인물은 이모와 그녀에게 예방주사를 놓아주는 의사가 유일하다.

이런 그녀에게 그 마을 아이들이 개울가에 나타나면서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진다.

홀로 살아가던 소녀에게 친구가 생기는 순간이다.

하지만 그녀는 이 사실을 엄마에게 말 할 수 없다.

그녀가 학교에 가고 싶다고 했을 때 엄마가 건 조건은 절대적이다.

세상밖으로 나갔지만 행동이나 사고 등에서는 아직 제약이 많다.

아직 엄마가 그녀에게 건 강력한 가스라이팅의 효과는 여전히 유효하다.

이 부분이 뒤로 가면서 중요한 변수를 만들어낸다.


레이븐은 숲속에서 성장하면서 세상밖으로 나간다.

앨리스는 숲속에서 캠핑하다 세상밖으로 나간 후 다시 숲으로 돌아왔다.

레이븐은 엄마의 가스라이팅으로 땅의 정령을 믿는다.

앨리스는 성폭행 이후 다시는 캠핑을 떠날 생각을 하지 못한다.

불행한 사건으로 떨어져 살아가는 모녀의 이야기가 교차하면서 진행된다.

이들이 삶은 불안정하지만 이 불안을 지워줄 친구나 연인이 있다.

앨리스에게는 키스가, 레이븐에게는 재키 형제와 리스 등이다.

어느 정도 안정적인 관계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할 때 강렬한 변수가 생긴다.

레이븐의 엄마가 병을 앓고, 이 일이 거대한 태풍으로 발전한다.

실제 이 소설의 매력은 바로 이 태풍 이후에 나타난다.


이후 일어나는 많은 사건의 중심에는 레이븐이 있다.

그녀의 존재와 그녀의 실종으로 인한 가족 해체가 마지막에 폭발한다.

이들의 관계가 어떤 식으로 이어지고 연결될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어떤 대목은 너무 갑작스럽고, 어떤 부분은 나의 감성과 맞지 않아 고민에 빠지게 한다.

하지만 미국 소설 등에서 자주 보는 가족의 힘이 이 소설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뒤틀리고 왜곡된 관계가 하나의 사건으로 단숨에 풀리는 것은 조금 어색하다.

어쩌면 이런 생각이 나의 뒤틀린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숲, 가족, 용서, 치유, 화해 등을 아주 잘 버무려 재밌게 풀어내었다.

앞으로도 계속 관심을 둬야 할 것 같은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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