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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모토 산포는 내일이 좋아 ㅣ 무기모토 산포 시리즈
스미노 요루 지음, 이소담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3월
평점 :
무기모토 산포 시리즈 2권이다.
1권의 제목은 <무기모토 산포는 오늘이 좋아>다.
사실 이 책을 선택할 때 시리즈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요즘 많이 보이는 개정판으로 새로 나왔다고 착각했다.
2권이라는 사실을 알고 1권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이 소설은 이전까지 내가 읽었던 스미노 요루의 소설과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분위기가 다른만큼 문장도 차이가 있다.
처음에 무심코 읽다가 그 귀여운 단어 배치에 싱긋하게 웃었다.
작가 소설 중 사상 최고로 귀여운 주인공이라고 하는데 이 말에 동의한다.
연작 소설이다. 모두 열두 편이 실려 있다.
대학도서관 사서로 일하는 산포의 평범한 일상을 보여준다.
이 평범한 일상은 산포에게 해당되는 것이고 그 동료들은 생각이 다를 수 있다.
보통의 직원보다 더디고 실수도 많고 음식에 대한 탐욕도 크다.
친구가 만들어주는 도시락이 탐나 단체 미팅에 참석한다.
이 만남의 자리에서도 그녀의 관심사는 도시락이다.
이런 그녀에게 관심을 가진 남자가 한 명 등장한다.
이 남자와의 데이트 아닌 데이트가 둘 사이에 벌어질 다음 이야기가 기대된다.
단편들을 읽다 보면 나의 일상이나 취향이 비슷한 대목들이 눈에 들어온다.
출근해야 하지만 늘어지고 싶은 마음과 행동을 담은 첫 이야기도 그렇다.
쌍둥이 동생과의 관계나 귀향해 마주한 송년회 분위기는 또 어떤가.
곳곳에 음식을 탐하는 산포의 모습이 가득하고, 남매 사이의 묘한 관계도 풀려나온다.
파티를 좋아하는 이유는 읽다 보면 금방 알게 된다.
바로 그 파티에서 먹고 마시는 행위 때문이다. 그 파티는 무서운 선배의 결혼식이다.
축하하고 그냥 무난하게 지나갈 수 있는 시간이지만 산포는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몸 개그를 보여주고, 다음날 숙취로 고생하는 그녀의 모습을 여과없이 드러낸다.
두 번 다시 술을 마시지 않겠다는 그녀의 다짐은 수없이 들었던 말들이다.
산포와 몇몇 유명한 사람들을 제외하면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선배나 후배들도 무서운 선배, 다정한 선배, 귀여운 후배 등으로 불린다.
이름보다 각 개인의 특징을 보여주는데 이것도 상당히 상대적인 설명이다.
그 기준점이 산포라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그들의 성격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생길 수 있는 에피소드 몇 가지도 풀어놓았다.
대표적인 것으로 산포의 실수로 진상을 마주하면서 경험하는 일들이다.
그녀의 실수로 인해 과도한 사죄를 요청하는 진상 고객의 모습도 낯익다.
무서운 선배가 이 상황에서 보여주는 대처 방안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여자애에 대한 애정과 소소한 에피소드는 문신과 엮이면서 전혀 다른 분위기다.
아무 일 없는 소소한 일상 속에서 그 존재감을 강하게 드리운다,
일단 산포의 이전 이야기를 읽은 후 새로운 이야기를 기다려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