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원, 은, 원
한차현.김철웅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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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차현의 소설은 처음 읽는다. 집에 그의 초기작 몇 권이 있다.

인터넷 서점 검색 전까지 여성 작가로 알고 있었다. 왜지?

Sf 로맨스 장르이지만 미스터리가 결합되었다는 부분 때문에 선택했다.

영화인으로 소개된 김철웅에 대해서는 처음 알았다.

최근 영화를 거의 보지 않는 것도 있지만 대중적으로 알려진 제목이 보이지 않는다.

두 사람의 협업이 어느 정도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지만 나오지는 않는다.

한차현 작가가 글을 쓴 듯한데 가독성이 상당히 좋다.

로맨스에 액션과 sf를 살짝 섞었는데 은근 기대하게 하는 재미가 있다.


이야기는 두 개의 시간이 교차하면서 진행된다.

갑자기 사라진 은원을 찾는 차연의 모습과 이 둘의 첫 만남과 그 이후의 시간으로.

600일을 사귀었지만 갑자기 연락이 되지 않는 은원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차연.

그녀의 집에 가서 그녀를 추억하고, 기억을 더듬으면서 흔적을 찾는다.

작년 겨울 함께 했던 사람들에 대한 기억과 명함 하나.

하지만 그 명함의 주소를 찾아갔지만 다른 사람이 나온다.

그녀의 엄마에 대한 작은 기억 하나가 있지만 충분하지 않다.

결국 은원에 대한 실종 신고를 하지만 경찰은 반응은 결코 적극적이지 않다.

갑자기 사라진 연인을 찾는 남자의 활약을 기대하는 순간 분위기가 바뀐다.


스물아홉의 남자 차연, 서른다섯의 여자 은원.

둘이 처음 만난 것은 물류센터 휴게실이다.

우연이 겹치고, 작은 호의가 이어지고, 보고 싶은 마음이 쌓인다.

작가는 이 과정을 차연의 현재 속에 교차하면서 집어넣어 둘의 과거를 조금씩 보여준다.

둘의 조심스러운 만남은 시작하는 연인들의 풋풋함이 느껴진다.

한발에 확 다가가지 못하고, 주변에 머물면서 조금씩 좁혀가는 두 사람의 거리.

이 둘의 과거가 흘러나오기 전 예상하지 못한 설정이 하나 나온다.

이 소설에 SF란 설정을 덧붙이게 만든 은원의 비밀 정보.

숨겨져 있던 비밀이 사회적 문제로 터져야 하지만 현실은 방송 통제.

예상한 진행으로 이어지면서 밝혀지는 또 다른 사실들.


솔직히 SF 미스터리란 설정과 액션은 그렇게 탄탄하게 진행되지 않는다.

로맨스에 초점을 맞추는 과정에 이 두 가지 양념을 더한 것이다.

자신이 만나고 사귄 은원, 지금 만난 은원에 대한 감정이 더 볼거리다.

평범한 시민이 보여주는 행동들과 은원의 예상하지 못한 액션은 작은 설정이다.

같은 은원이지만 다른 은원이란 문구를 처음 봤을 때 생각한 설정과 다른 전개다.

몇 군데 작은 장치를 만들어 그것을 이야기 속에 착실히 녹여낸다.

물론 그 장면들이 왠지 모르게 작위적으로 살짝 다가오는 경우도 있지만.

그리고 결코 격렬하고 열정적인 사랑을 다루지 않는다.

하지만 이 둘의 사랑은 과거와 이어져 있고, 현재 속에 새롭게 태어나는 사랑이다.

우도의 풍경에 대한 설명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우도에 가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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