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인치의 세계에서 사랑을 했다 - JM북스
키나 치렌 지음, 주승현 옮김 / 제우미디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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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인치. 스마트폰의 화면 크기다.

하나코는 인간 관계 트라우마로 집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이런 그녀에게 현실과 소통하는 방법은 스마트폰 게임 속 플레이어뿐이다.

우연히 웹에서 만나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관계를 쌓아간다.

그와의 대화는 공감과 행복의 시간이다.

집밖으로 겨우 나가는 그녀에게 그가 보낸 메시지 하나. “만나고 싶어.”

그녀도 만나고 싶지만 약속 당일 정신을 잃고 그날 밤 겨우 눈을 뜬다.

그리고 스마트폰에 남겨진 메세시. “오늘 만나 줘서 고마워.”

 

야마시타는 편의점 알바를 살아가는 20대 청년이다.

그의 출산 과정에 엄마가 죽었고, 아버지는 아이를 제대로 쳐다보지 않았다.

대학 졸업 후 집을 나왔지만 아버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취업이 잘 되지 않아 프리터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스마트폰 게임을 가끔 한다.

그가 하는 앱 게임은 플라워 스토리. 우연히 보낸 친구 신청.

이때 연결된 플레이어가 카코이고, 그녀는 정중하게 답변을 보냈다,

이렇게 연결된 둘은 앱으로 자신들의 일상과 삶을 이야기한다.

도쿄와 교토. 렌은 교토에 가도 될까? 하고 묻는다.

그리고 온 답장은 “나도, 만나고 싶어.”

 

여기까지 보면 평범한 온라인 만남 로맨스와 닮아 있다.

하지만 작가는 두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소설과 하나코의 실신으로 장르를 다시 엮는다.

야마시타와 카코가 교토에서 만나 즐겁게 시간을 보낸 것을 하나코는 기억하지 못한다.

이 지점에서 나의 상상력이 여러 가지 방향으로 뻗어 나간다.

야마시타가 만나 카코의 정체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이다.

결국 마지막에 드러난 정체는 내가 생각한 것 중 하나였지만 살짝 아쉬운 점도 있다.

그리고 이 둘 사이에 오고가는 메시지에 담긴 공감과 이해는 둘의 관계를 더욱 굳건하게 한다.

마지막까지 나의 호기심 중 하나인 하나코와 하나코 인생책 작가 사이의 관계는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나의 추측이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내가 놓친 것인지, 작가가 말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 것인지.

뛰어난 가독성과 각자의 아픈 사연과 공감이 어우러진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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