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번째 세계의 태임이 텔레포터
남유하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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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작가의 단편집 <부디 너희 세상에도>를 재밌게 읽었다.

기괴한 일들과 기발한 발상과 서늘한 이야기들이 시선을 끌었다.

이 기억과 이전에 읽은 엔솔로지의 흔적이 작가의 이름을 기억하게 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인 텔레포터 시리즈의 특성이 결합해 책을 선택하게 했다.

Sf와 추리를 엮었는데 제목에서 많은 것을 알려준다.

그리고 이 소설의 초반부는 나의 예상을 뛰어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미래의 내가 과거로 와서 폭탄 테러를 저지른다는 것이다.

너무 쉽게 청소년 소설이라고 만만하게 본 것이다.


작가는 이 소설을 몇 가지 설정을 풀어놓았다.

시간 여행, 평행우주, 인공자궁, 유전자 조작, 자연주의 등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공자공 에그를 통해 유전자를 고친 후 태어나는 미래가 배경이다.

태임이는 자연주의자 엄마로 인해 자연 그대로의 방식으로 태어났다.

덕분에 다른 친구들의 날씬하고 건강한 몸매가 아닌 통통한 몸매를 가지고 있다.

이런 그녀를 놀리는 별명들이 배양육이니 골동품이니 하는 것이다.

어린 태임은 아이들의 놀림을 상대하지 않고 무시하는 쪽을 선택했다.

반아이들의 괴롭힘은 점점 강도가 심해지고, 과학관 견학에서는 전시된 타임머신에 갇힌다.

작동하지 말아야 하는 타임머신 타이미 011호가 작동한다. 뭐지?


이후 펼쳐지는 사건 하나는 아주 충격적이다.

15년 후의 태임이가 나타나 복수를 외치며 반아이들이 탄 에어버스를 폭파한 것이다.

지금의 태임이가 반아이들의 폭력에 시달리다가 선택한 삶의 하나다.

태임이는 자신을 괴롭힌 아이뿐만 아니라 솔 선생님까지 죽은 것에 충격을 받는다.

다시 몰래 타이미 011호를 타고 시간 여행을 떠나 이 사건을 바로잡으려고 한다.

이 과정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고, 상황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태임은 또 다른 미래의 태임들을 만나게 되고, 현대 물리학 이론들이 간단하게 나온다.

이 부분은 이전부터 생각한 것이지만 나의 상상력을 초월한 부분이다.


자신의 미래가 저지른 범죄를 바로잡으려는 태임.

162번째 세계의 태임은 과연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까?

평행우주의 분기점은 그 순간은 이해하지만 그 뒤에 따라올 수많은 가능성을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

100년 후 미래를 그려내면서 여전히 돈가스와 쫄면을 먹는다는 설정을 보면서 웃는다.

자연주의자들의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보다 얼마나 힘들지 생각하면 태임이네는 부자?

이런 저런 소소한 것부터 우주란 거대한 공간과 시간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분량이고 내용이지만 서늘한 장면도 있다.

예상하지 못한 장면 하나가 작가의 취향 중 하나를 그대로 반영한 듯해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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