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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을 위한 축구 교실
오수완 지음 / 나무옆의자 / 2023년 11월
평점 : 
어느 날 외계인이 지구에 나타난다.
이들이 온 이유는 지구인과 축구를 하기 위해서다.
만약 축구에서 이기면 선수 한 명 한 명에게 소원을 들어준다.
이 소원은 사람의 심리나 부활 같은 것은 불가능하지만 엄청난 돈이나 재능은 가능하다.
최강의 축구팀을 구성하면 이기지 않겠냐고 생각하지만 아니다.
외계인은 선수들을 스캔해 그 수준에 맞는 외계인 선수들을 출전시킨다.
지구인 팀이 이기는 경우가 적지 않게 일어난다.
하지만 딱 한 번만 출전할 수 있다는 전제 조건이 있다.
선수들을 구성해 경기를 요청하면 외계인이 나타나 경기를 한다.
이 경기의 승패에 따라 선수들의 희비는 바뀔 수밖에 없다.
어쩌면 굉장히 황당한 설정이다. 왜? 라는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이런 바뀐 일상에서 전직 2부 리그 득정왕 출신 욘은 비루한 삶을 이어간다.
부상으로 욘은 제대로 달릴 수 없고, 여자 친구마저 잃었고, 마트 직원으로 일한다.
마트의 유통기한 지난 음식과 정육점의 할인 고기로 삶을 유지한다.
욘은 주말이 되면 함께 낚시를 하는 친구 리오가 있다.
리오도 상당히 자유롭게 삶을 살아간다.
이 친구는 상당히 많은 경험을 했고,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맨손으로 고기를 잡고, 뱀 밭의 뱀들이 잠시 떠나게 한다.
그의 특별한 재능 중 하나는 축구에서 발현되지만 그는 외계인과의 대결을 거부한다.
솔직히 소설 중반쯤 되면 누구나 리오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외계인과의 축구 경기에서 승리하면 누구나 자신의 소원을 이룰 수 있다.
지구에 축구 광풍이 불고, 때아닌 축구 열기로 축구 용품이 엄청나게 팔려나간다.
사람들은 축구를 배워 외계인과 경기를 하고 싶어 한다.
이때 욘이 돈을 벌기 위해 축구 교실을 연다.
제대로 된 축구장을 얻기는 하늘에 별따기나 마찬가지다.
리오의 집 근처 뱀 밭이 연습장이 되고, 연습생등이 한 명씩 나타난다.
축구에 문외한이거나 어릴 때 잠시 했거나 다른 목적으로 온 사람들이다.
욘은 리오와 함께 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친다.
가장 초보적인 것부터 시작해 조금씩 단계를 높인다.
이때 리오의 마사지로 욘의 다리가 나으면서 평온한 일상에 균열이 생긴다.
이제 은퇴할 나이가 되었지만 나은 무릎을 가지고 다시 축구 선수에 도전한다.
리오가 보여준 놀라운 슈팅 기술을 보고 예전 에이전트가 찾아온다.
그의 목적은 리오를 프로팀에 데리고 가는 것인데 리오가 거부한다.
욘과 함게 가는 것이라면 좋다고 말해 둘은 함께 프로팀에 들어간다.
리오의 놀라운 슈팅 실력은 계속해서 다른 팀으로 이적하게 한다.
물론 욘도 같이 이적하지만 그는 관심 밖이다.
자신의 선수 생활을 위해 축구 교실을 잠시 닫을 수밖에 없었다.
처음 이들이 모이고, 연습하는 과정은 다음 이야기를 위한 준비 단계다.
이들의 관계가 조금씩 드러나는 것은 욘이 돌아와 그들과 속내를 나눌 때다.
여기서 단순한 재미를 넘어 삶과 만남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생각한 것보다 훨씬 가볍고 유쾌하고 재밌다.
황당한 설정을 넘어선 현실적인 조건들이 이야기의 균형을 잡아준다.
2대1 패스를 통해 인간 관계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후반부는 아주 멋지다.
이제 축구를 시작해 경기력이 엉망인 사람들이지만 그들은 축구를 즐기고 승리를 갈망한다.
실제 축구는 과하게 표현하면 감독의 경기라고 말한다.
하지만 동네 축구라면 어떨까? 그래도 좋은 전술과 뛰어난 선수가 필요하다.
한 명으로 경기를 완전히 뒤집는 것은 외계인과의 경기에서 불가능하다.
단 한 번 외게인에게 소원을 말하고 그 소원을 이룰 수 있는 기회.
욘과 10명의 신출내기 선수들은 진짜 선수처럼 서로를 격려하고 최선을 다한다.
이 소설과 짝이 되는 소설이 이미 나와 있다고 하니 빠른 시간 안에 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