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데스미션 - 죽어야 하는 남자들
야쿠마루 가쿠 지음, 민경욱 옮김 / 크로스로드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원제 사명(死命)을 영어로 번역한 제목이다.
처음 이 제목을 보고 판타지 소설을 떠올렸다.
책소개를 제대로 읽지 않고 작가 이름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
부제에 붙은 ‘죽어야 하는 남자들’은 형사와 연쇄살인범이다.
이 두 사람은 모두 시한부 판정을 받은 암 환자다.
이 둘의 접점을 만드는 것은 당연히 연쇄살인범 사카키다.
사카키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후 자신이 억눌러온 살의를 실행으로 옮긴다.
이 사건 담당 형사들 중 한 명이 경시청의 아오이다.
아오이는 첫 사건이 터질 때만 해도 자신의 암이 재발한 것을 몰랐다.
사카키는 주식 데이 트레이딩으로 엄청난 돈을 벌었다.
이 집에 대학 동아리 친구들이 찾아온다.
이때 남편과 이혼한 스미노도 같이 온다.
스미노는 어린 시절 절친이자 대학 때 여자친구였다.
서로가 간절하게 원하는 사이이지만 사카키의 여자 살인 충동이 둘을 멀어지게 했다.
이 살인 충동을 평생 억눌러 오다 암 시한부 판정이 봉인을 풀었다.
경찰에 잡히지 않을 자신이 있고, 그 사이에 자신이 죽을 것이란 계산을 했다.
첫 살인이 그에게 강렬한 쾌락을 주고 잠깐 살인 충동을 억제한다.
이 억제 기간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짧아진다.
동시에 그의 체력도 점점 떨어지고 약해진다.
아오이. 범인을 쫓다 아내의 임종도 보지 못했다.
3년 전 암이 생겼지만 잘 치료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재발했다.
살인 사건을 쫓는 도중 암 재발 소식을 듣는다.
마지막 순간을 가족과 보내야 하지만 그는 살인자를 잡는 쪽은 선택한다.
그의 파트너는 경찰서 초짜 형사 야베다.
취직이 되지 않고, 가업인 빵집을 물려받지 않기 위해 경찰이 되었다.
미숙한 야베와 함께 그는 엄숙한 형사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사건을 쫓는다.
그의 끈질긴 노력과 형사의 감이 새로운 단서에 다가가게 한다.
하지만 그의 감은 수사본부에서 그렇게 크게 호응을 받지는 못한다.
시한부 삶을 사는 두 남자.
살인자와 그를 잡으려는 형사.
살인자의 조금씩 밝혀지는 과거와 그의 연인 스미노.
살인의 충동과 스미노에 대한 사랑.
형사도 사연을 가지고 있고, 꼰대 형사의 모습을 보여준다.
가족과 함께 남은 시간은 보내는 대신 범인을 잡으려는 열정.
삶의 다른 면을 보지 못하고 달려온 인생과 마지막 순간.
살인의 충동을 풀고, 그 욕망에 충실하려는 범인.
이런 범인을 잡아 마지막 임무를 완수하려는 형사.
어떻게 보면 너무 도식적이고, 완고한 듯해 보인다.
하지만 뛰어난 가독성과 끈질긴 형사의 열정과 노력이 시선을 끌어당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