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려치는 안녕
전우진 지음 / 북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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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통하는 마음>에 등장한 우진이 이번에도 등장한다.

그의 등장이 전편과의 연관성을 알려주지만 이전처럼 조연으로 머물고 있다.

이번에도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나온다.

그 능력은 정신이 들 정도로 세게 후려치면 맞은 사람이 자신의 잘못을 모두 고백하는 것이다.

굉장한 능력이지만 이 능력의 소유자 병삼은 특별하게 이용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동네 작은 교회의 셔틀버스 운전사로 머물면서 조용히 살아간다.

그런데 그가 일하는 교회의 목사가 고등학교 때 친구였다.

재밌는 사연 하나가 있는데 이 목사 바울이 병삼에게 빰을 맞고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것이다.

그리고 서울로 떠났고, 바울의 행동을 보고 병삼도 서울로 간다.


병삼이 어떻게 이런 능력을 가지게 되었는지 보여준다.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하려다 죽을 뻔한 후 하나님을 만나 그 능력을 받았다.

병삼은 엄마가 죽은 후 알코올 중독자 아빠에게 늘 맞는다.

이것을 본 마을 주민들이 아빠를 말리지만 그 폭력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

어린 병삼은 주변 어른들의 작은 도움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깨닫게 된 데는 동네 폭력배의 빰을 후려친 이후다.

이 빰 후려치기를 아빠에게 한 번 하는데 이유는 죽은 것 같은 아빠를 살리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 한 대가 아빠를 정신차리게 하고,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하면서 문제가 생긴다.

병삼은 이 무서운 능력을 화려하게 사용할 마음도, 이용할 능력도 없다.

그냥 평범한 소시민으로 살면서 가끔 이 능력을 사용한다.


보라. 아주 괴이한 병에 걸린 불쌍한 여자다.

그녀의 체취는 성인 남성들에게 폭력을 유발하는 최악의 냄새다.

여자들은 전혀 냄새 맡지 못하지만 남자들은 이 냄새를 맡으면 심한 욕과 폭력을 휘두른다.

가장 친한 남자 친구에게 폭언과 폭력을 당했고, 아빠마저 이 체취에 이성을 잃는다.

땀을 내지 않게 노력하고, 향수와 데오드란트를 발라 냄새를 풍기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어릴 때부터 태권도를 수련했는데 이 체취 때문에 더 이상 도장을 다니기 힘들었다.

보라의 체취 문제로 부모님은 이혼하고, 미국에서 캐나다로 이사해 이 체취에 대해 알게 된다.

그녀의 삶은 남성기피, 남성 공포가 어우러져 있다.

이런 그녀에게 이 냄새가 하나의 사업 아이템이 된다.

바로 남성의 폭력을 통한 합의금 장사다.


합의금이 입금되자 신라호텔에 망고 빙수를 먹으러 갔다.

시기가 지나 망고 빙수는 없고, 가볍게 술은 한 잔 한다.

이때 수상한 남녀가 눈에 들어온다.

남자가 여자에게 윽박지르고 위협을 가하는 것 같다.

술 기운과 주변 상황이 그녀로 하여금 합의금 가능성으로 기울게 한다.

그런데 이 남자 보통이 아니다. 복싱이 아주 수준급이다.

단순히 복싱을 잘 하는 것이 아니라 강남 대형 교회 목사다.

호텔에서 둘은 싸우고, 보라가 먼저 한 대 때린다. 실수다.

이 일로 병삼과 보라와 재일이 한 자리에 모인다.

여기에 바울이 아프리카 선교 활동을 하면서 재일을 만난 적이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네 명의 남녀가 엮이고 꼬이면서 대형 교회 비리와 소소한 욕망이 뒤섞인다.


바울과 재일에 대한 과거도 흘러나온다.

바울의 사연은 그가 재일을 찾아가 보라의 선처를 호소하면서부터 흘러나온다.

재일은 사연은 병삼에게 강하게 한 대 맞으면서 나온다.

이런 사연은 그들의 삶의 궤적을 알려주고, 현재의 지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보여준다.

병삼의 능력을 탐내는 재일은 그를 자신의 교회로 스카우트한다.

현재 받는 급여보다 훨씬 높은 금액과 강남의 원룸은 병삼을 흔들기 충분하다.

하지만 이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이고, 또 한 번의 빌런 등장으로 고생이 이어진다.

이 소설에서 등장 빈도에 비해 강렬한 존재감을 드리우는 우 권사다.

우 권사가 보여주는 행동은 갑질과 직장내 괴롭힘과 협박 등으로 이어져있다.

여기에 우진이 살짝 끼어들면서 관찰자이자 조력자 역할을 멋지게 한다.

전작처럼 아주 뛰어난 가독성과 예상 외의 장면으로 강한 흡입력을 발휘한다.

그리고 이 책의 분량은 다른 책들의 거의 1.5배 정도이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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