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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고이스트
다카야마 마코토 지음, 유라주 옮김 / 민음사 / 2023년 8월
평점 :
올해 일본에서 개봉한 영화 <에고이스트>의 원작 소설이다.
영화는 아직 보지 못했고, 볼 가능성도 상당히 낮은 편이다.
이 책의 작가 다카야마 마코토는 이전에 아사다 마코토란 이름으로 출간했었다.
작가는 영화 개봉 전 지병으로 죽었고, 영화 개봉 후 이 소설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처음 출간되었을 때는 관심을 받지 못했고, 재 출간 시 원래 작가 이름으로 돌아갔다.
다카야마 마코토가 일본의 칼럼리스트이자 에세이스트로 활약한 인물이란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가 활동 당시 동성애자란 사실을 밝혔다면 필명으로 낼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소개글을 보면 픽션에 자전적 요소를 넣어 다듬었다고 한다.
소설은 부드럽게 잘 읽히고, 한 남성의 성장과 회복의 시간을 다룬다.
자신보다 학창시절 친구들이 먼저 주인공 고스케의 성 정체성을 알아챈다.
당연히 이 사실은 아이들 세계에서 놀림감일 뿐이다.
왕따 등으로 힘든 학교 생활을 이어가는 그는 자살도 생각한다.
이런 그에게는 힘든 투병 생활을 하고 있는 엄마가 있다.
병은 점점 악화되었고, 어머니는 결국 돌아가신다.
아이들에게는 이 괴로운 사실도 놀림의 대상이 되고, 이때 고스케의 삶에 큰 변화가 생긴다.
죽지 않고 열심히 공부해 이 동네를 떠나고 성공하겠다는 생각이다.
시골집으로 돌아오는 장면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도쿄에서 살고, 엄마의 기일을 맞이해 아버지의 집으로 온다.
한 번에 도착하는 기차는 없고, 두 번이나 환승해야 하는 외진 곳이다.
그의 옷은 비싼 브랜드가 박혀 있고, 신발도 마찬가지다.
일부러 이런 복잡을 하고 기차를 탄 이유는 이전 반친구들에게 자신의 성공을 알리기 위해서다.
한때 자신을 놀렸던 반친구가 그의 브랜드 옷들 때문에 주눅 든 모습을 보여준다.
이전에도 이것과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그가 바라던 바대로다.
나이가 들고, 운동을 하지 않으면서 그의 몸에 조금씩 군살이 붙는다.
새로운 애인을 사귀려면 멋진 몸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친구를 통해 트레이너를 소개받아 운동을 하려고 한다.
이때 나타난 젊은 퍼스널트레이너가 바로 류타다.
류타는 젊고 날씬하고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다.
둘은 열심히 운동도 하지만 서로에게 강렬하게 끌린다.
그리고 류타의 개인사를 조금씩 알게 된다.
그에게 암에 걸려 아픈 어머니가 있고, 그가 가계를 책임지고 있다는 사실을.
둘의 만남에 헤어지자고 먼저 말한 것은 류타다.
고스케는 그를 잊지 못해 찾아다닌다.
젊은 게이가 쉽고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일은 젊은 여성과 마찬가지다.
그를 만나 자신의 감정을 말하고 월 100만 원을 지원할 테니 다시 만나자고 한다.
이전 생활을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고스케를 좋아하기에 동의한다.
하지만 류타는 나머지 돈을 벌기 위해 힘든 육체 노동을 해야만 한다.
둘의 만남은 행복하지만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피곤함이 가끔 끼어든다.
고스케도 이제는 이전처럼 돈을 마구 쓸 수 없다.
류타에 대한 지원에는 어린 시절 자신의 엄마에게 해주지 못한 아쉬움도 담겨 있다.
힘들지만 아름답고 행복한 미래가 펼쳐질 줄 알았는데 예상하지 못한 비극이 생긴다.
이 소설의 진짜 매력은 바로 절망 속에서 조금씩 피어오른다.
그 절망, 절규, 애도, 안타까움, 후회, 안도, 유대감, 평온 등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