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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모자, 피노키오를 줍고 시체를 만났습니다 ㅣ 옛날이야기 × 본격 미스터리 트릭
아오야기 아이토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8월
평점 : 
이 작가의 소설을 두 번째 읽었다.
일본 전래 동화를 바탕으로 한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역시 시체가 있었습니다>를 먼저 읽었다.
먼저 읽은 소설도 같은 시리즈 후속작이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동화를 뒤틀어 미스터리 등으로 발전시킨 소설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대부분 한 작품을 변주해 새로운 이야기로 탄생시켰다.
그런데 이번에는 빨간 모자의 모험이란 방식으로 미스터리를 이어간다.
피오키오와 관련된 사건을 해결한 후 피노키오의 몸을 찾아주기 위해 가는 도중에 마주한 살인사건들이다.
원작 동화를 안다면 어떤 식으로 변주되었는지 비교하면서 읽을 수 있다.
모른다고 해도 그 자체로 재밌는 미스터리 소설이다.
전작에서 빨간 모자가 어떤 활약을 펼쳤는지 전혀 모른다.
언젠가 읽게 되면 알겠지만 이 소설을 읽는데 몰라도 문제없다.
작가는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설정들을 미리 하나씩 깔아 둔다.
무심코 보고 지나갈 수도 있지만 나중에 그 장면들이 하나의 장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빨간 모자는 마을에 온 서커스를 구경하다가 나온다.
그런데 마을 경찰이 와서 빨간 모자가 살인자락고 말하면서 잡아간다.
목격자가 분명하게 있는 사건이고, 그 목격자는 바로 피오키오다.
피노키오는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진다. 원작 그대로다.
피노키오의 얼굴이 분명히 본 것은 빨간 모자가 분명하다.
진짜 빨간 모자가 여우를 죽이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범인을 찾아내야 한다.
첫 번째 미스터리를 풀어낸 빨간 모자는 다른 사건을 맡는다.
그것은 바로 마녀가 가지고 도망간 피노키오의 팔과 몸통을 찾는 것이다.
이 이야기 앞에 독극물 제조 실력이 떨어지는 약간 미숙한 마녀 이야기가 나온다.
마녀가 인간을 죽이면 마법을 상실한다는 주의 사항도 같이 나온다.
아름다운 마녀, 인간들의 사랑, 임실, 독박 육아 등이 간결하게 흘러나온다.
왕비가 된 마녀, 그 마녀에게 쫓겨난 백설공주, 백설공주를 도와주는 일곱 난쟁이.
마법을 거울을 통해 백설공주를 들여다보는 마녀.
백설공주가 요리한 음식을 먹고 죽은 난쟁이 한 명.
이 장면을 보고 백설공주를 죽이는 방법에 대한 힌트를 얻은 마녀.
여기에 우연히 끼어든 빨간 모자와 피노키오.
예상하지 못한 반전과 설정의 힘. 명탐정 빨간 모자.
이어지는 이야기는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와 ‘브레멘 음악대’를 엮었다.
사건의 무대는 하멜른, 축제가 벌어지기 전날.
하나의 살인 사건을 해결할 때마다 피노키오의 분리된 몸 일부를 찾아낸다.
이 하멜른에서는 작은 시비가 붙고, 잘 곳 때문에 여관에서 일한다.
이 마을에는 아픈 과거가 있는데 바로 쥐와 사라진 아이들의 전설이다.
원작 동화처럼 하멜른 시민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생긴 사건이다.
작가의 빛나는 상상력은 이 부분에서도 원작을 비틀고 새로운 가능성을 내세운다.
인간의 욕심, 용서할 기회, 복수, 역시 탐정 빨간 모자의 활약이 덧붙여진다.
마지막 편으로 넘어가기 전 아기 돼지 삼형제 이야기가 막간극으로 나온다.
우리가 아는 이야기에 덧붙여 100년 동안 살 수 있는 능력을 얻는다.
물론 그 과정에는 마녀를 협박해서 자신의 생명을 연장하고, 자신의 마을에 필요한 인력을 돼지로 만든다.
이렇게 돼지 삼형제는 엄청난 부를 쌓고, 자신들의 권력을 계속해서 유지한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돼지와 욕심이란 설정이 오래 전 본 반공 만화 영화를 떠올렸다.
공산당을 돼지를 바꾸어 표현했던 <똘이 장군>이다.
최종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빨간 모자는 살인 사건과 만나게 된다.
정말 가는 곳곳마다 시체가 놓여 있다. 코난이나 김전일 같은 존재다.
뻔한 살인 사건을 뒤틀고, 예상하지 못한 살인 사건으로 데려간다.
이번에 일어난 살인 사건들은 밀실 살인 사건이다. 역시 멋지게 해결한다.
이 이야기들은 단순히 미스터리 트릭만 푸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욕망도 같이 다루어 재미를 배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