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스런 선데이 클럽 안전가옥 오리지널 26
엄성용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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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가옥 오리지널 26권이다.

작가의 첫 번째 장편소설이다.

이전에 두 권의 단편집에서 만난 적이 있다.

현재 검색되는 단편집은 네 권이니까 반을 읽었다.

결론부터 빨리 말하면 가독성 좋고, 재밌다.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성이 좋고, 이 콤비들의 다음 활약이 기다려진다.

각자 맡은 바가 다르고, 제각각 다른 부분에서 큰 활약을 펼치기 때문이다.

‘혐오스런’이란 단어에서 이 선데이 클럽이 문제 많은 팬들의 집단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착각이었다. 이들은 찐팬클럽이다.


포비아란 약이 있다. 맛도, 냄새도 없는 약이다.

이름대로 공포를 극대화시킨다. 먹는 것도, 코로도 흡입 가능하다.

이 소설의 프롤로그는 이 약이 어떤 작용을 하는지 보여준다.

실제 몇 명이 이 포비아에 의해 죽게 되는데 이 약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알려준다.

만약 이 소설이 드라마 등으로 옮겨진다면 이 부분은 잔인할 수도 있다.

바퀴벌레가 온몸을 기어 다니고, 눈과 입과 귀 등으로 들어오는 장면은 생각만해도 무섭다.

상상력을 극대화하여 자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을 환상으로 재현한다니 얼마나 무서운 약인가.


유명 배우이자 가수, 대한민국 최고의 톱스타 이선오가 자살했다.

그가 자살하기 전 예고 시절 친구 문혁에게 전화도 하고, 문자도 남겼다.

문혁은 전화를 받지 못했고, 늦은 전화는 이미 자살한 이후라 닿지 않는다.

그리고 이 소식을 들은 예고 동창 아린이 7년만에 전화를 한다.

문혁, 선오, 아린은 예고 시절 절친들이었다.

7년 전 하나의 사건 이후 이들은 다시 만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갔다.

선오는 톱스타가 되어 한국을 뒤흔들었고, 아린은 성공한 로맨스 웹소설 작가가 되었다.

자신의 꿈을 이룬 그들과 달리 문혁은 평범한 회사원이다.


7년만에 만나 문혁과 아린. 이때부터 중간중간 과거 이야기가 끼어든다.

아린은 선의 찐팬이고, 몇 명을 모아 혐오스런 선데이 클럽을 만들었다.

멤버는 아린, 복싱 선수 출신 주리, 천재 공대생 연모, 전직 연극배우 지찬 등이다.

이들은 당연히 선우의 자살을 믿지 못한다. 의문스러운 일들이 너무 많다.

그런데 문혁이 낀 이 멤버들의 구성이 상당히 흥미롭다.

예고에서 연출을 전공한 문혁과 웹소설가 아린.

탁월한 권투 실력을 가진 주리와 해킹에 능숙한 연모.

필요한 경우 다양한 인물을 연기할 수 있는 연극배우 지찬.

아! 여기서 중요한 것 하나 더. 성공한 작가의 금전 지원.


연모가 CCTV 해킹을 통해 선오가 술 마시는 장면을 찾아낸다.

선오는 술이 약해 거의 마시지 않는데 수상하다.

매니저에게 연락해 정보를 더 얻는다. 그런데 매니저도 그만 두었다.

새로운 본부장이 와서 이런 저런 문제가 생기고, 급여도 깍이면서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 본부장 전희서가 수상하다. 비서의 휴대폰을 해킹한 것을 가지고 전희서를 꼬신다.

잘 짠 시나리오와 상대방을 믿게 만드는 복장과 연기 등이 펼쳐진다.

이 장면을 보면서 이들이 탁월한 사기꾼 조직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 일을 시작으로 이들의 활약은 점점 커지고, 더 가공할 사건 속으로 들어간다.


현실과 달리 과거 속 이야기는 흔한 청춘물이다.

벽을 치고 자신의 성공만 생각하던 문혁. 그 벽을 부순 아린과 선오.

확실한 성공이 보장된 선오. 자신의 꿈을 향해 천천히 한 발 내딛는 아린.

극본 ‘오필리어’는 ‘햄릿’의 변주이지만 자신의 열정이 담긴 작품이다.

너무나도 사랑했던 친구이지만 그 친구의 능력에 좌절하는 순간도 생긴다.

그리고 묘한 분위기의 세 사람 관계.

확실한 것 하나만 알려주는데 선오와 문혁의 관계는 좀더 미묘하다.

이 혐오스런 선데이 클럽 후속작이 나와 이 관계들을 확실히 밝혀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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