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케이지 : 짐승의 집
보니 키스틀러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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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프로스포츠 최고 최대 행사 슈퍼볼이 열리는 밤.

두 여성이 회사 엘리베이터를 탄다. 그리고 멈춘다.

7분 후 셰이는 911에 신고를 한다. 함께 탄 여성이 힘겨워한다고 말한다.

상대 여성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했고, 문이 열렸을 때는 그녀만 살아 남았다.

셰이는 함께 탄 인사부장 루시가 자살했고, 자살을 말리려고 몸싸움을 했다고 말한다.

갇힌 공간, 총격, 유일한 생존자. 의심스러운 정황들이 너무 많다.

일단 경찰은 셰이를 잠재적인 용의자로 보고 경찰서로 데리고 간다.

그녀가 루시를 죽일 이유가 없어 집으로 돌려보내려고 한다.

하지만 셰이는 집에 갈 돈도 없고, 출근해서 마주할 상황들이 두렵다.


이런 그녀의 바람과 달리 그녀를 살인자로 몰아가려는 사람들이 있다.

법무팀 고문 배럿 잉그럼은 영상과 자료를 조작해서 셰이를 살인자로 몰아간다.

왜 그는 셰이를 살인자로 몰아갈까?

자살로 처리되면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일까?

이 조작된 영상과 자료 등은 자살을 살인으로 바꾸고, 셰이를 용의자로 만든다.

그리고 셰이의 인생이 현실과 교차하면서 하나씩 흘러나온다.

성공으로 보장된 밝은 미래가 2008년 금융위기로 한 번에 파괴된 그날 이후로.

성공한 로펌 변호사와 금융가의 해고와 몰락의 순간으로.


소설은 자본주의 최첨단의 기업과 변호사를 배경으로 욕망을 극대화한다.

높은 연봉과 안정된 직장에 대한 바람은 해외의 분식회계와 불법 행위로 이어진다.

이런 일들은 한 개인이 독단적으로 저지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대표이사의 묵인과 법률고문과 인사부장과 보안팀장 등의 결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동남아에 만든 제조 공장의 승패는 경영진의 경영권 방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집단 소송으로 경영권을 노리는 사람이 있는 경우라면 더욱더.

경영진은 이 해외사업체가 실패가 아닌 성공이라고 홍보한다.

이 사업을 둘러싼 진실은 결코 외부에 알려져서는 안 된다.

셰이가 고용된 것은 이런 서류를 사전에 발견해 차단하는 것이다.

법률 보조가 할 수 있는데 왜 그녀가 고용된 것일까?


자신들의 비리를 셰이의 살인으로 감추려고 한다.

하지만 셰이는 그들이 생각한 것보다 유능하고 뛰어나다.

우연히 열어 본 상자 속 자료와 그녀에게 배달된 자료의 차이를 발견한다.

그녀가 숨긴 한 장의 서류 사본은 아주 중요한 반전 카드다.

하지만 감옥에 갇힌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적다.

다행이라면 변호사란 직업이 감옥 생활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가 감옥 안에서 펼치는 작은 반격은 배럿을 긴장하게 한다.

감옥 안에 있는 그녀는 제어할 수 없다. 보석금을 내어 풀어주려고 한다.

그녀에게 위기가 닥쳐오지만 상황은 또 한 번 변한다.


아주 뛰어난 가독성과 글로벌 기업의 부패와 기업 소송꾼들의 세계를 잘 보여준다.

읽는 내내 예상하지 못한 상황들이 일어나고, 의심의 눈길을 지울 수 없다.

갇힌 공간 속 루시의 자살이 진실일까? 하는 의심이다.

자살을 암시하는 상황들은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늘어난다.

하지만 어느 순간 셰이의 반격과 차분한 대응이 ‘혹시’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추악하고 잔인한 사실은 자신의 지위를 위해서라면 궤변으로 뒤덮어진다.

읽으면서 혹시 그들이 셰이를 살인자로 몰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한 번 둔 악수는 그 다음 수도 악수로 만든다.

진실은 마지막에 나온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앞으로 계속 두고 봐야 할 작가가 한 명 더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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