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흐르는 강 : 토멕과 신비의 물 거꾸로 흐르는 강
장 클로드 무를르바 지음, 정혜승 옮김 / 문학세계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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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에 나온 책의 개정판이다. 번역자는 같다.

이 작가가 수상한 문학상은 130여 개에 이른다고 한다. 대단하다.

사실 내가 끌린 것도 이런 문학상 수상 이력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두툼하지 않은 분량은 부담없이 끝까지 읽게 했다.

재밌고, 놀랍고, 신기한 이야기들이 조금은 담백하게 풀려나온다.

한 소년의 모험을 이렇게 자극적이지 않고 재밌게 풀어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토멕은 마을에서 잡화상을 운영하고 있다.

마을 가장 안쪽에 자리한 이 가게는 24시간 열려 있다.

토멕이 잠시 자리를 비우면 마을 사람들이 물건을 가져가고 쪽지를 남긴다.

한 번도 토멕은 이 마을을 벗어난 적이 없다. 벗어나고 싶은 욕망도 없었다.

이런 토멕의 잡화상에 한 소녀가 오면서 그의 삶이 뒤흔들린다.

아름다운 소녀는 토멕에게 거꾸로 흐르는 강, 크자르강에 대해 말한다.

이 강의 마지막 정상에 있는 물을 마시면 영원히 죽지 않게 해준다는 이야기가 있다.

소녀는 떠났고, 토멕은 이 강에 대한 전설이 소녀에 대한 그리움과 엮인다.

한 번도 문을 잠근 적이 없는 가게를 닫고 토멕은 여행을 떠난다.

마을을 벗어난 적이 없는 소년의 여행은 간단하다.

걷고, 걷고, 먹고, 쉬고, 걷고, 자는 것이다.

들판에서 깬 토멕 주변에 한 여성이 있다. 나중에 그녀 이름이 마리란 것이 알려진다.

마리에게 토멕 앞에 놓인 거대한 숲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 숲의 이름은 망각의 숲이다. 이 숲에 들어간 사람은 그를 아는 사람에게 잊혀진다.

재밌는 것은 이 숲을 벗어나면 다시 그 사람을 기억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리가 왜 이 숲에 오는지 이야기를 듣는다.

슬프지만 결코 웃지 않으려는 그녀의 이야기는 짧은 사랑 이야기다.

숲을 통과해서 나간다고 해서 위험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꽃향기를 맡고 잠든다. 이렇게 잠든 토멕을 데리고 가는 사람들이 있다. 향수 마을 사람들이다.

이 꽃향기를 맡고 잠든 사람을 깨우는 방법도 신기하다.

어떤 단어를 말해야만 잠에서 깬다고 한다. 7년 동안 잠에서 깨지 못한 사람이 있었다.

다행히 토멕은 한달 조금 지나 깨어났다.

그리고 자신이 찾아다닌 소녀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 앞에 먼저 잠들고, 얼마 후 깨어나 여행을 간 소녀다.

그 소녀 하나는 토멕에게 편지를 남겼다. 이 둘은 언제 어떻게 만날까?

이후 토멕의 여행은 계속 이어진다.

그리스 고전이나 다른 소설 등에서 빌려온 듯한 설정이지만 재밌다.

이런 설정들은 토멕의 모험에 신비함과 재미를 더해준다.

존재하지 않는 섬에 도착했을 때나 그 섬을 떠날 때 장면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야기 속 이야기들이 또 다른 재미를 전해준다.

대표적인 것이 마리와 한나와 바스티발라곰 들의 이야기다.

성스러운 산에 도착했을 때 일어난 일들에 대한 이야기는 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다.

가벼운 듯하지만 묵직한 이야기가 담긴 이야기는 삶과 죽음을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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