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필터를 설치하시겠습니까? 탐 청소년 문학 31
범유진 지음 / 탐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범유진 작가는 주로 안전가옥과 앤솔로지를 통해서 만났다. 장편은 처음이다.

작가 이름이 선택의 첫 번째 이유이고, 그 다음이 책소개에 나온 문구들이다.

“외모에 대한 강박, 사랑받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 십 대들의 이야기.”

십 대라는 한정된 나이를 지우면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외모와 사랑에 대한 욕구는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

찍은 사진을 예쁘게 만들어주는 수많은 앱들과 나날이 늘어나는 성형외과를 생각하면 바로 알 수 있다.

이 소설은 성형은 제외하고 외모를 예쁘게 보여주는 앱에 관심을 둔다.

누구나 쉽게 깔고 사용할 수 있는 앱. 하지만 I필터 앱은 그런 앱이 아니다.


세 명의 청소년, 셔연, 승형, 채린 등이 I필터 앱으 깔면서 생기는 이야기를 다룬다.

서연과 승형은 외모 문제고, 채린은 사랑받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다.

서연은 연예인인 언니 화연에 대한 외모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

부모님들도 언니와 완전히 차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이 언니보다 더 예쁘면 달라질 것이란 생각이 자연스럽게 난다.

이때 채린이 I필터 앱을 깔 수 있는 링크를 보내준다. 위험한 약관이 있지만 무시하고 깐다.

I필터로 찍은 사진 속 서연은 이전에 사용했던 어떤 앱과 다른 외모를 보여준다.

50장이 한계이지만 이미 앱의 마법 같은 사진에 완전히 빠졌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하지 않은 일에 대해 말하는 친구들과 가족들을 마주한다.

약관 속에 나온 새로운 I필터 속 자아가 자신처럼 행동하고 돌아다닌 것이다.

자신의 휴대폰에서 앱을 지우면 되지만 그 매력에 지우지를 못한다.


승형은 유튜브에서 얼굴 평가를 하는 유튜버다.

늑대 가면을 쓴 채 얼평을 한다. 자신의 외모는 늑대 가면 뒤에 숨겨둔 채 말이다.

실제 그의 외모는 보통이다. 외형만 놓고 보면 굉장히 살 찐 체형이다.

얼평을 하는 다른 유튜브들이 잘 생기고 예쁜 외모를 가진 것과 다르다.

자신의 외모를 보여주면 구독자들이 언제 달아날지 모른다. 이때 채린에게서 I필터 앱 링크가 도착한다.

이 앱을 깔고 사진을 찍으니 그가 예상한 것 이상의 외모가 나온다.

이 사진을 올리니 구독자들이 그의 외모를 칭찬한다. 그런데 실제 외모는 어떨까?

중학교 친구가 만나자고 해서 간 피시방에서, 친구들의 말 속에서 실제 외모는 그대로라는 보여준다.

I필터가 그의 눈에 그가 바라는 외모를 비추어주는 거울 같은 역할을 할 뿐이다.

외모의 자신감은 학교 인싸에 대한 욕망으로 이어진다.

이 이야기 속에서 재밌는 부분은 그가 흘린 휴대폰의 앱으로 엄마가 자신의 셀카를 찍은 것이다.


마지막은 채린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서연과 승형에게 I필터 앱 링크를 보냈고, 한때 유명한 연예인 연습생이었던 그녀.

채린이 I필터 속 I라고 말하고 서연에게 다가오는 연습생 친구.

여기서부터 이야기는 한발 더 나아간다. 욕망과 욕망이 충돌하고, 사실이 하나씩 밝혀진다.

왜 채린이 I필터 앱 링크를 보내고 난 후 그 앱을 지우라고 하는지도.

그리고 채린이 그 앱을 깐 이유도. 그 이후의 현실도.

채린의 I를 통해 어떤 이야기에서 욕망의 집합체가 된 것인지 알려준다.

청소년에 맞춘 듯한 이야기라 더 깊게, 어둡게 들어가지 않는다.

순간순간 섬뜩한 이야기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따스한 이야기다.

사람들의 열등감, 욕망, 소원 등을 간결한 이야기 속에 잘 버무려 놓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