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요괴상점
기구름 지음 / 씨엘비북스(CLB BOOKS)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카카오페이지에 연재된 웹소설에서 몇몇 에피소드를 가져와 한 권으로 묶었다.

웹소설의 방대한 이야기에 비하면 적은 분량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웹소설의 일부도 같이 읽었는데 두 매체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방대한 양을 한 권으로 묶으면서 생략된 많은 이야기가 아쉬움을 준다.

이 소설이 마음에 든다면 카카오페이지로 전체 이야기를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더 많은 에피소드와 더 많은 요괴 캐릭터들이 나와 즐거움과 재미를 준다.

아쉬움이 드는 것은 카카오페이지를 같이 읽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부모님의 실종 이유에 좀더 초점을 맞추면서 많은 에피소드가 빠졌다.

작가의 인터뷰에 의하면 세 번째 시리즈를 연재할 예정이다.


지명은 조선이지만 가상의 세계다.

요괴가 일상적으로 돌아다니고, 이런 요괴를 잡는 엽괴란 직업이 현실 조선에서는 없었다.

한기의 부모님이 한성요괴상점을 운영하다 갑자기 사라졌다.

첫 장면에 집이 불타는데 한기는 꼼짝하지 못하고 누워만 있다.

불에 타 죽어야 하는데 어머니가 먹인 영약 때문에 살아남는다.

누가 불을 지른 것일까? 왜 지른 것일까? 부모님은 왜 사라졌을까?

이 의문들에 대한 답은 하나만 나온다. 그것은 부모님들이 사라진 이유다.

마포에 있는 한성요괴상점에 가 어머니의 말을 떠올린 후에 발견한 편지 덕분이다.

그리고 한기는 오복마음상담소를 연 복희를 처음 만난다.


부모님이 사라진 이유를 알게 된 한기.

부모님이 남긴 ‘요괴화첩’과 정체를 알 수 없는 다리에 북두칠성 점이 있는 존재.

요괴화첩 속 열두 요괴를 잡으면 부모님이 야반도주하게 한 북두칠성 점을 가진 존재와 싸울 수 있다.

열여섯 한기는 요괴화첩의 완성과 미지의 존재를 동시에 이루고 싶어 한다.

그 첫 번째 임무는 바로 두억시니다.

작가는 강력한 요괴를 등장시켜 한 마을 사람들 모두를 죽게 한다.

이런 죽음을 너무 쉽게 풀어내어 놀랐다. 보통의 판타지에서는 이렇게까지 나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복희 친구인 종사관 황희와 함께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나선다.

그리고 그곳에서 두억시니를 만나 대결하고, 겨우 그 요괴를 화첩에 가둔다.

자신이 바라는 바를 이루는 동시에 정부 관료와 업무로 엮이는 순간이다.


요괴화첩 속 새로운 요괴가 등장해 사건을 일으킨다.

이 요괴를 처리하는 것은 당연히 한기다.

이런 방식을 계속 유지되고, 한기의 약간 변태적인 확인 작업이 이어진다.

변태적인 확인 작업이 뭐냐고? 바로 허벅지에 있는 북두칠성 점을 확인하는 것이다.

작가는 요괴들에게 인격을 부여해 이런 행동을 재밌게 다루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 흑백 요괴 고산자를 등장시켜 귀여운 캐릭터를 만든다.

말하는 판다로 분장시킨 후 돈벌이까지 시키는데 재밌는 에피소드가 많다.

고산자의 강력함은 한기와의 대결에서 이미 나왔고, 나중에 다시 한 번 더 나온다.


가볍게 술술 읽힌다.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이야기를 재밌게 이끌어 나간다.

이야기 곳곳에 허술한 부분이 있는데 요약하는 과정에 나온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초반 설정 부분을 지난 후 책 중반부터 빠르게 진행되는데 특히 이 부분들이 아쉽다.

생략되고, 누락된 이야기가 전체적인 균형을 깨트린 느낌이기 때문이다.

한기의 성장을 좀더 세밀하게 다룰 수도 있고, 복희와의 관계도 좀더 알콩달콩하게 풀 수 있기 때문이다.

뭐 중간중간 이 둘의 감정을 드러내는 장면이 나와 아쉬움을 씻어주기는 하지만.

그리고 한기의 무술 설정 중 초식명에 대한 부분은 상당히 신선하다.

무협의 거창한 초식명 대신 일상에서 따온 부분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늘 궁금했던 한국 요괴에 대한 다양한 모습과 그들의 이야기는 한국형 요괴에 대한 나의 갈증을 살짝 풀어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