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비스 탐정 길은목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김아직 지음 / 몽실북스 / 2023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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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실북스의 K 미스터리 시리즈 중 한 권이다.

SF 설정에 미스터리를 엮었다.

길은목의 실제 업무는 탐정이 아니다.

그녀는 노비스다. 노비스는 ‘수련 수녀’를 의미한다.

수녀원 수녀 한 명이 한 사건으로 아파하자 원장이 그녀를 보내 그 사건을 조사하게 한다.

그 사선은 선한 사람으로 알려진 다섯 명이 두개골이 박살나 죽은 것이다.

길은목은 수녀원에 들어오기 오래 전 침수지역에서 산 적이 있다.


선한 사람 다섯 명의 공식 사망 원인은 투신 자살이다.

영상이나 주변 사람들의 증언에 의하면 누군가가 죽인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이 사건으로 침수지역을 다니는 벨라뎃다 수녀가 요양원에 입원한다.

다섯 건의 투신 사고에 대한 길은목에 질문에 “부탁해요”란 말 밖에 없다.

왜 벨라뎃다 수녀는 요양원에 입원해야 하고, 그런 부탁의 말을 남겼을까?

길은목은 다섯 사건을 하나씩 조사한다.

그 조사는 쉽지 않다. 그녀가 침수지역 출신이 아니었다면 더욱 힘들었을 것이다.


이 세계는 해수면 상승과 전염병으로 삶의 경계가 나누어져 있다.

메가시티 시민권을 가지고 사는 사람과 짐수지역이나 난민촌에 사는 사람이다.

난민촌 등에 남은 사람을 잔류인이라고 부르지만 배타와 추방의 결과이자 혐오의 대상이다.

난민촌 등에 사는 사람들이 메가시티에 들어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메가시티의 경찰은 이들이 메가시티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전염병이 돌면 적극적으로 이들을 막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사건 사고에 크게 관심이 없다.

다섯 명이 투신 자살한 사건을 대하는 모습에서도 이것은 잘 드러난다.


이 침수지역은 해적들이 들어와서 수많은 악행을 저지른다.

작은 아이들을 개구멍으로 넣어서 마약 등의 거래를 한다.

자신들이 원하지 않으면 바다 악어의 입속으로 아이들을 던져버린다.

길은목도 정영배 회장이 구해주기 전까지 해적의 신부름꾼이었다.

그녀가 이곳을 도망칠 때 인질로 잡혀 있던 친구가 한 명 있었다. 바로 윤수다.

정회장에게 윤수의 행방을 알아봐달라고 했지만 찾지 못했다.

그녀에게 원죄 같은 낙인이 찍힌 과거사다.

이 과거 때문에 주테카 얼음 연못의 루시퍼 사진을 가지고 있다.

엄격한 수녀가 볼 때 이 사진은 아주 문제가 많다. 하지만 수녀원장은 그 이면을 살짝 엿본다.


5일 동안 다섯 투신 자살 사건의 이면을 파헤쳐야 한다.

이 과정은 그녀가 과거의 잘못과 기억들을 마주해야 한다는 의미다.

오래 전 떠나온 동네이지만 그 변화는 더뎌 큰 문제가 없다. 있다면 그녀의 커진 몸 정도랄까?

투신 자살자의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만나 그때의 상황과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숨겨진 과거사가 반전처럼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계속했다.

하지만 나의 예상은 틀렸다. 작가는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리고 꽃말과 과거의 과오와 인간의 뒤틀린 욕망과 혐오가 뒤섞인다.

선한 사람들이 죽어야만 했던 이유가 밝혀지는 순간은 생각할 거리가 가득하다.

마지막 반전을 위해 작가는 작은 단서와 이해를 위한 장치를 곳곳에 깔아 둔다.

이 소설을 읽고 고전 SF소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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