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범죄전담팀 라플레시아걸
한새마 지음 / 북오션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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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검색이 맞다면 작가의 첫 장편 소설이다.

이 이름이 낯익은 것은 산후우울증에 대한 앤솔로지 <네메시스>에서 재밌게 읽었기 때문이다.

그때는 작가 이력을 자세히 보지 않았는데 이번에 4명의 아이를 키웠다는 소개를 봤다. 존경을 표한다.

2019년 [계간 미스터리] 여름호에 신인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언제 한 번 찾아 읽어야겠다.

전작의 기억과 책 소개에 나온 충격적인 도입부와 한국 추리소설이란 부분이 나를 강하게 끌어당겼다.

모두 읽은 지금 아주 약간의 아쉬움이 있지만 상당히 만족한다.

마지막에 살짝 남긴 여운은 시리즈의 가능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작은 고기잡이 배에서 발견된 잔인하게 살해된 어린아이들 시체.

형사들이 잔혹한 현장에 구토를 한다. 그리고 배 안쪽에 발견된 한 여자아이.

그 여자아이의 등에 새겨진 시체꽃 문신. 그 문신은 살해된 여자아이의 모습과 닮았다.

과거는 그곳에 머물고, 현재로 넘어와 강력팀 형사가 된 시호가 나온다.

그녀는 자신의 문신과 똑 같은 문신을 한 여자를 뒤쫓는다.

첫 등장부터 화려하고 강렬하다. 불법 여자 격투장에서 멋진 격투 기술을 보여준다.

이 대단한 격투 기술에 나의 선입견이 끼어들면서 그녀를 남자라고 착각했다.

이 불법격투장 운영자를 체포하는 순간 전화가 온다.


잔인하게 살해된 대부업체 사장 신영호. 사생활 보호에 집중한 최고급 아파트.

지문으로 인식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공간. 기록에 남겨진 사람들. 신영호, 신태광, 김희령.

신태광은 신영호의 아들, 김희령은 가사도우미.

가장 가능성이 높은 인물은 많은 문제와 사건을 일으킨 아들 신태광이다.

하지만 그의 알리바이는 철저하다. 김희령의 가능성도 없다.

가스관을 타고 올라오거나 내려와서 잠입하기도 힘들다.

방법은 단 하나. 문을 두드리고 안에서 열어주어야 가능하다.

윗집과 아랫집을 탐문한다. 이상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식기세척기에서 발견된 살해도구와 피살자의 이빨들.


2010년 3월부터 나오는 모바일 다이어리는 사건의 다른 면을 보여준다.

곤궁한 생활, 손님이 왕이라고 폭력을 휘두르고 갑질하는 손님, 이를 당연한 듯 받아들이는 주인.

경찰에 신고했지만 만중의 지팡이가 보여주는 나 몰라 하는 태도.

돈을 벌기 위해 일해야 하는 청춘에게 최악의 상황이다.

이때 우연히 그녀 곁에 다가온 제이 언니. 공감대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제이 언니가 봉사 활동하는 종교 단체에 점점 가까워지고 가입한다.

현실의 사건과 교차하면서 나오는 이 일기는 종교단체의 광기와 탐욕을 그대로 보여준다.

시호의 사건과 연관성이 조금씩 드러나는데 아직 밝혀지지 않는 것이 많다.


발로 뛰면서 사건을 해결하려는 형사.

자백만으로 사건을 해결하고 그것을 실적으로 연결하려는 대장.

하나의 단서를 파고들면서 드러나는 과거 사이비종교의 실체.

조금씩 드러나는 시호의 등에 새겨진 문신의 의미.

법과 보디가드의 뒤에 숨어서 악행을 저지르는 사람들.

악 그 자체보다 뒤틀리고 왜곡된 선을 믿고 행동으로 옮기는 광신의 위험.

경찰을 위협하고 죽이려 하는데 조금의 주저함도 없는 사람들.

그 속에서 터져 나오는 액션과 긴박감과 스릴. 개인적으로 아주 만족스럽다.

그리고 결국 드러나는 과거 사건과 현실 사건의 연결점. 최악의 상황이다.

아직 다 풀어내지 못한 이야기들을 생각하면 다음 이야기가 나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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