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질주 안전가옥 쇼-트 17
강민영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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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가옥 쇼트 17권이다.

처음 만나는 작가다. 작가의 종이책은 이번이 두 번째다.

화려하고 긴박감을 고조시키는 힘은 조금 부족하지만 캐릭터와 이야기의 힘이 뛰어나다.

경장편 속에 녹여낼 수 있는 만큼 이야기를 풀어놓은 탓도 있을 것이다.

장편을 낸다면 어떤 부분에서 더 강렬한 재미를 줄지 기대하게 한다.

이 소설의 또 다른 매력 중 하나는 간결하지만 뛰어난 묘사다.

상당히 뛰어난 가독성을 보여주고, 재난 장면 묘사는 영상을 보는 듯하다.


이상기후, 아마추어 스포츠인, 국내 최대 규모의 스포츠센터, 부실공사 등을 잘 엮었다.

열흘째 폭우가 쏟아지고, 아마추어 스포츠인 둘은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해 찌뿌둥하다.

오랜 시간 내린 비는 그들이 바라는 수영과 달리기를 하는데 최악의 상황이다.

이때 그들의 눈에 들어온 것은 송도 트라이센터라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실내 스포츠센터다.

진과 설은 수영과 달리기를 위해 이곳에 각각 찾아온다.

이 센터에 문제가 생기기 전까지 둘은 만날 줄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이 둘이 다시 만나는 순간 시간은 이들이 처음 만난 순간으로 돌아간다.


허진은 아마추어 수영인으로 ‘타고났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수영 실력이 뛰어나다.

그녀가 수영에 빠지기 전 몸상태는 정말 엉망이었다.

수영으로 그녀는 자신에게 꼭 맞는 운동을 찾았고, 그 능력을 최대한 발휘한다.

그녀에게 최악의 운동은 달리기였다.

설은 뛰어난 달리기 선수이자 러닝계의 인플루언서다.

뛰는데 아주 타고났고, 달리기에 대한 설명도 아주 잘 한다.

하지만 설도 최악의 운동이 있다. 바로 수영이다.

이 둘이 처음 만난 순간은 철인3종 경기였다. 서로 최악과 최선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작가는 이 둘의 사연을 중간중간 삽입한다.

먼저 진의 사연을, 그 다음에 설의 사연을 넣으면서 둘을 연결한다.

그리고 이상기후에 우울해진 몸과 마음을 바로잡기 위해 온 곳에서 재난 상황을 마주한다.

짧은 분량이다 보니 아주 긴박한 장면들을 많이 넣지 않는다.

물론 이것은 다른 재난 영화나 소설 같지 않다는 의미이지 그 상황이 긴박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지하 5층 수영장부터 흙탕물이 차오르고, 벽에서 물이 쏟아지고, 올라가는 길이 막힌 상황이다.

무엇보다 전기가 나가면서 그 넓은 공간에 대한 정확한 위치 정보가 없다.

밖으로 나가기 위한 길이 완전히 막혀 있지 않은 것이 유일한 위안이다.

그런데 그 길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 처음 온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 긴박한 상황에서 각자의 트라우마가 폭발한다.

설에게는 바다가 그렇다. 바닥에 물이 차오를 때 움직이질 못한다.

진에게는 개를 피해 가다가 넘어져 다친 적이 있다.

이전과 비슷한 부위에 상처를 입었다.

이런 상황에서 둘은 서로 돕고, 자신들의 감정을 조금씩 흘려낸다.

위급한 상황 속에서 조금씩 자라는 두 사람을 보여준다.

소설 제목은 이 둘이 자신의 운동 분야에서 항상 하던 것이다.

재난 상황에서도 이 둘은 자신의 한계를 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이 소설의 마지막 부분은 지독하게 현실적이라 조금 씁쓸하다.

하지만 이 둘의 연대와 성장은 조용히 가슴으로 파고들어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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