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세계와 먼 우리 안전가옥 FIC-PICK 4
이경희.전삼혜.임태운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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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가옥 FIC-PICK 시리즈의 네 번째 책이다.

이번 작가들은 이전과 달리 모두 낯익은 작가들이다.

전삼혜 작가의 경우 처음 읽는데 그의 소설 <위치스 딜리버리>가 너무 낯익다.

분량도 적은 작가 수만큼 늘어났다. 모두 중편 분량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번 시리즈의 주제는 메타버스다. 작가들이 표현하고 싶은 바를 각각의 시선으로 풀어낸다.

책 제목과 같은 제목의 중편 소설은 없다. 제목을 한 번 음미해도 좋을 듯하다.


이경희의 <멀티 레이어>는 메타버스 ‘세컨드 서울’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주인공 정민은 시스템 개발 초기부터 테스터로 참여했던 유저다.

인류가 멸망 직전 메타버스에 로그인해서 가상 현실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는 수많은 레이어에서 만렙을 찍은 고인물이다. 이런 그를 한 소녀가 찾아온다.

일을 의뢰하기 위해서다. 그가 이전에 한 번 한 일이 있는 고객센터 푸른 집에 데려다 달라는 것이다.

스스로 인클루드라고 부르는 그 소녀는 거액의 코인을 제시한다. 한때 로그아웃주의자들이 요구했던 일이다.

과거가 하나씩 흘러나온다. 그리고 진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화려한 액션이나 그래픽이 필요하다.

이전에 이 소설과 비슷한 영화나 소설 등을 경험하지 못했다면 혼란스러울 장면들이다.

이 세컨드 서울을 현재대로 유지하려는 사람과 로그아웃해 현실로 나가려는 사람의 대결이다.

각 레이어는 각각의 장르와 규칙을 가지고 있고, 그 속에서 펼쳐지는 액션은 화려하고 멋지다.


전삼혜의 <구여친 연대>는 읽으면서 메타버스와 관계 있나? 하는 의문이 먼저 들었다.

<멀티 레이어>의 화려한 장면들과 다양한 레이어를 기대하고 읽었기 때문이다.

이 구여친들이 한 남자와 어떻게 엮이게 되었는지 알려줄 때 로맨스 소설처럼 읽혔다.

그런데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이들이 다시 뭉친 것은 그들의 손 사진을 이용한 NFT 작품 때문이다.

이 사진의 소유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약간은 소소하고 작은 이벤트가 생긴다.

바뀔 미래의 한 모습을 조금은 덜 자극적으로 풀어낸다. 물론 당사자들은 아니겠지만.

개인적 취향에서 조금 벗어난 소설이지만 호기심을 자극하는 부분들이 많다.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지, 지적재산권을 둘러싼 문제와 새로운 시장까지.


임태운의 <바람과 함께 로그아웃>은 ‘메타 월드’란 공간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공간에서 주인공은 도깨비란 이름으로 불린다. 그의 무기는 방망이다.

그는 아바타 납치 조직 요굴의 일원으로 활약하는데 실제는 메타 월드 본사의 잠입 요원이다.

메타 월드의 AI가 유저의 대부분이 사라질 대규모 테러를 예고해서 그가 뽑혔다.

그에게는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누나가 있는데 그녀를 돌보는데 큰 돈이 필요하다.

요굴의 일원이 되어 그가 펼치는 액션은 강렬하고, 납치된 사람들을 둘러싼 사실은 잔혹하다.

요굴의 요원들은 모두 강력한 힘이나 스킬을 가지고 있다.

보스의 정체는 숨겨져 있고, 그의 정체를 밝혀내는 것이 그의 임무다.

잠입 수사 요원이 느끼는 긴장감과 메타 버스 속 강렬한 액션이 신나고 재밌다.

가상 현실을 무대로 하지만 그 속에서 움직이는 것은 실제 사람들이다.

이 때문에 생기는 문제는 그대로 나온다. 현실 문제는 메타버스에서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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