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훌륭하다
하세 세이슈 지음, 윤성규 옮김 / 창심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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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 불야성 3부작의 작가다. 1권 <불야성>만 읽었다.

언제부터인가 출간되는 그의 소설 대부분 개가 등장한다.

2020년 나오키상 수상작 <소년과 개>도 마찬가지다. 이 책 재밌게 읽었다.

개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대단하다. 이 소설을 읽다 보면 그 과도한 사랑이 그대로 느껴진다.

제목에서부터 개를 천사라고 부른다. 소설 속에서 개들을 천사라고 부르는 장면이 많다.

이 과도한 사랑을 이야기 속에 아주 잘 녹여내었다.

어떤 대목에서는 과도한 설정이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가슴 뭉클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7종의 개가 등장한다. 낯선 이름들이 많다.

토이 푸들, 믹스견, 래브라도 리트리버, 바셋 하운드, 플랫코티드 리트리버, 프렌치 불독, 버니즈 마운틴 도그.

이름만 놓고 보면 외양이 어떤지 쉽게 짐작할 수 없다.

관심이 있다면 쉽게 인터넷으로 검색할 수 있다. 그럼 낯익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소설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개와 그 주인의 공감과 사랑이다.

이 관계가 둘만 아니라 주변으로 확장하는 것도 나오는데 대단하다.

정말 그 정도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우리집에서 키운 개들은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이 소설에 나오는 대부분의 개는 유기견이다. 키우기 힘들다고 버린 개들이 새로운 주인을 만난다.

그 과정에 있는 사람이 유기견 보호소를 운영하는 진이란 중년의 남성이다.

<토이 푸틀>에서는 백혈병에 걸린 소녀와 버림받은 유기견 단테의 운명적 만남을 보여준다.

처음부터 둘은 최고의 친구이자 동반자다. 이 둘 사이를 부모가 끼어드는 것이 힘들 정도다.

소녀에게 토이 푸틀은 마음의 문을 잘 열어주지만 다른 사람에겐 거리를 둔다.

버림받은 기억이 상처가 된 것이다. 이 상처를 지우고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한다.

쉽지 않지만 꾸준히 노력하면서 그들이 몰랐던 삶의 한 면을 들여다본다.


<믹스견>은 아내를 먼저 보낸 노인의 개에 대한 생각 전환을 천천히 보여준다.

자식들은 모두 외지로 떠났고, 홀로 믹스견 흰둥이와 외롭고 쓸쓸하게 산다.

이런 평범하고 지루한 일상에 변화가 생기는 것은 믹스견이 살쾡이 새끼를 데리고 오면서부터다.

개와 살쾡이 새끼와 함께 놀고 살면서 그의 삶은 변화한다.

<래브라도 리트리버>는 조카를 구하다 눈을 잃은 소설가의 이야기다.

시력을 잃은 후 생계를 위해 구술 작업을 하지만 대부분 술로 시간을 보낸다.

이런 그의 일상에 변화가 생기는 것은 누나가 억지로 갖게 한 맹인 안내견 존느를 만난 다음이다.

잘 훈련된 개의 행동과 이 개의 다른 모습을 보고 깨닫게 되는 삶의 다른 면이 아주 인상적이다.


<바셋 하운드>는 어미 개에게 물려 심각한 장애를 가진 앙주 이야기다.

외모는 아주 못 생겼는데 이 앙주를 만난 사람들은 모두 미소를 짓는다.

모든 사람에게 위로를 주는 천사 같은 개다. 이전 강아지의 추모 때문에 앙주를 멀리 한다.

하지만 아키도 앙주의 미소에 무너진다. 테라피독이 되기 위한 과정에 있던 한 에피소드에 눈시울을 붉힌다.

<플렛 코티드 리트리버>를 읽다 왠지 마음이 무거워졌다.

엠마의 활기찬 모습에 눈길을 주다 인간의 욕심이 만들어낸 품종 개량의 결과를 본 탓이다.

엠마의 마지막 일상을 카메라에 담는 모습을 보면서 뭉클했다.

무수히 많은 사진 속에서 그 작은 차이를 찾아낼 수 있는 것은 대상에 대한 애정 때문이다.


<프렌치 불독>은 사업에 실패하고 처자식에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한 남자와 개의 만남을 그린다.

자살 직전 그는 유기견 크릉을 만난다. 크릉이란 이름은 크릉크릉이라고 짖기 때문에 지었다.

서로 사람에게 버림받았다는 생각을 한 그와 크릉은 아주 좋은 관계를 맺는다.

자살을 생각한 그가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마음먹게 한다. 생의 의지를 북돋아주었다.

그러다 높은 산 눈에 갇힌다. 누군가에 도움을 요청하려고 해도 핸드폰 배터리가 없다.

자는 사이 크릉은 사라지고, 홀로 쓸쓸하게 차에 남는다. 이때 예상한 일이 일어난다.

진의 등장과 크릉에 대한 토오루의 진솔한 마음이 그대로 표현된다. 역시 뭉클하다.

<버니즈 마운틴 도그>는 가장 짧은 분량이다.

반려견을 떠나보내는 사람의 고통과 아픔을 간결하게 풀어낸다.

소울 메이트란 단어가 떠오른다. 왠지 다른 이야기와 이어질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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