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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의 말차 카페 ㅣ 마블 카페 이야기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11월
평점 :
마블 카페 이야기 중 하나다. 전작 <목요일에는 코코아를>과 이어져 있다.
전작이 출간된 지 반년도 되지 않았는데 후속작이 나왔다. 반가운 일이다.
구성은 전작과 동일히다. 전작이 도쿄와 시드니를 배경으로 했다면 이번에는 도쿄와 교토다.
한 사람이 등장해서 자신의 이야기와 감정을 살짝 풀어놓으면 다음 사람이 이것을 이어받아 풀어낸다.
사람들의 묘한 인연을 이렇게 연결해 놓고 보면 우리가 놓친, 혹은 알지 못한 관계를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이야기에 빠져든다.
전작에서 따뜻한 코코아로 나를 녹였던 마블 카페에서 갑자기 이벤트를 열었다.
정기 휴일에 말차 카페를 연 것이다. 이전부터 수익에 그렇게 목을 매는 카페가 아니라 홍보도 없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나 단골 정도가 겨우 참여하는 이벤트 행사다. 정기적인 것도 아니다.
추운 1월 겨울에 자신의 휴무일을 깨닫지 못한 나는 출근하면서 이 사실을 알게 된다.
남일 같지 않은 사연이지만 옆에서 보면 조금 어리숙해 보인다. 가고 싶은 곳도 정기 휴일이다.
이렇게 돌다가 우연히 발견한 것이 마블 카페의 말차 이벤트 행사다.
카페에 들어가 주문한다. 그런데 잘 모른 채 진한 말차를 주문한다. 먹기 쉽지 않다.
그리고 그녀의 눈길은 말차 카페의 직원에게 눈길이 간다. 이 행사를 위해 교토 말차 가게에서 온 청년이다.
스마트폰을 둘러싼 작은 일이 서로의 시선을 모은다. 성장 과정에 대한 멋진 이야기다.
이야기는 우연히 이 카페에 온 다른 손님의 이야기로 넘어간다.
아내와의 사소한 다툼, 기억의 부정확함, 작은 오해, 사랑하는 마음 등이 잘 녹아 있다.
이것은 다시 그가 잠시 머물었던 속옷 가게 점장의 이야기로 넘어간다.
어떻게 이 가게를 열었는지, 이 특별한 속옷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지.
그리고 처음 만들어 내놓은 속옷을 찾는 손님이 등장한다. 초심과 그녀의 성장을 도운 사람들이 떠오른다.
여기서 이야기는 다시 그 속옷을 산 손님으로 넘어간다. 친구와 온천탕에 왔다.
아마 기타 가방과 그때 산 속옷이 등장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지도 모른다.
다음 이야기는 함께 옷을 벗고 온천탕에 머문 그 친구 미츠 이야기다.
미츠의 본가는 교토의 화과자집을 한다. 마블 카페에 제공한 화과자도 미츠의 집에서 온 것이다.
미츠의 이야기는 할머니로, 할머니에서 헌책방 주인을 좋아하는 고양이로, 헌책방 주인으로 넘어간다.
이렇게 하나씩 인연의 고리를 타고 넘어가다 보면 다시 첫 이야기로 돌아온다.
가슴 따뜻하고, 순수하고, 엇갈리지만 마음을 다해 기다리는 감정과 행동이 펼쳐진다.
이 이야기 속에는 인연과 털어내지 못한 감정과 진솔한 속내 등이 하나씩 풀려나온다.
개인적으로 책을 둘러싼 이야기들을 좋아하는데 무려 두 편이나 나온다.
하나는 고서점 주인과 희귀 초판본에 대한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절판된 만화 이야기다.
오랫동안 절판된 책들을 구해본 사람들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과 작가가 왜 그렇게 성공하지 못할까 하는 대화는 나도 고개를 끄덕인다.
이야기 곳곳에 전작 <목요일에는 코코아를>과 이어지는 이야기가 있다.
나의 저질 기억력으로는 모두 파악하지 못하지만 발견할 때면 전작의 이미지가 살짝 떠오른다.
인연이란 것이 얼마나 약한 줄에 매달려 있는지 전작의 등장인물이 알려줄 때 나의 인연을 생각한다.
마지막 12월에 조금씩 성장한 깃페이가 말차 셰이크 만드는 법을 설명하는 것을 보고 먹고 싶었다.
혹시 다음에 말차 가루를 산다면 이 방법을 잊지 말고 해보고 싶다. 아이에겐 꿀을 넣고.
서로 끌린 두 남녀가 마주한 순간 건낸 손수건을 보면서 마음이 따뜻해진다.
이 작가의 다른 책도 번역되어 있던 데 언제 시간나면 찾아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