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
가와카미 데쓰야 지음, 송지현 옮김 / 현익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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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있는 서점을 모델로 쓴 소설이다. 고바야시 서점은 동네 서점으로 70년간 운영한 곳이다. 작가가 서점 기획을 하다 서점 주인 유미코 씨에서 들은 이야기들을 그 책에 실을 수 없어 그 중 일부를 이 소설에 담았다. 일본 정서에 맞춘 이야기들이 많아 현재 우리의 삶과 조금 떨어져 있는 부분도 있지만 따뜻하고 훈훈한 이야기다. 책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 가슴에 와 닿을 것이고, 책에 관심을 두려고 한다면 참고할 것이 많다. 소설 속 일부는 실제 사람과 이야기가 나온다. 픽션과 논픽션이 뒤섞여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주인공은 출판유통회사에서 근무하는 신입사원 리카다.


리카가 3년만에 오사카에 온다. 5년 전 처음 오사카에 왔다. 출판유통회사 다이한에 입사한 후 오사카 지점으로 발령 나 온 것이다. 리카는 독서를 좋아하지도 않고, 서점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 단지 큰 회사에 다니고 싶어 입사했다. 책 덕후들이 가득할 것 같은 회사에서 그녀가 어떻게 성장하고, 책을 좋아하게 되는지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고바야시 서점 주인 유미코 씨다. 유미코 씨가 서점을 유지하기 위해 한 일들이 그녀가 장벽에 부딪혔을 때 돌파하는 열쇠가 된다. 고바야시 서점에 가면 그녀 앞에 놓은 벽이 무너지고, 한 뼘 성장한다.


고바야시 서점 주인 유미코 씨가 서점의 생존을 위해 선택한 첫 번째 사업이 우산 판매다. 지금도 가장 중요한 사업 아이템 중 하나다. 위치가 특별하게 좋지 않은 동네 서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획을 해야 한다. 베스트셀러를 많이 받아야 많은 책을 팔 수 있지만 작은 동네 서점까지 올 물량이 그렇게 많지 않다. 이런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유미코 씨는 발로 뛰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낸다. 아무리 뛰어난 기획이라고 열정과 노력이 동반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는 것도 계속 말한다. 이런 삶의 자세가 작은 동네 서점을 계속 유지하게 한 것이다. 아마존을 이겼다는 에피소드는 거대한 제목과 달리 소소한 것이지만 많은 것을 담고 있다.


회사 근처 대형 서점이 있어 자주 간다. 신간을 확인하기 가장 좋은 곳이다. 인터넷 서점에서 항상 신간을 소개하지만 실물을 보면 화면 속 책과 다른 경우가 많다. 소개글만 보고 별로 라고 생각했는데 실물을 보고 반한 경우도 많다. 많은 직원들이 부지런하게 움직인다. 쌓인 책들과 정리되는 책들. 오늘 있던 책들이 갑자기 매대에서 사라진다. 갑자기 오래 전 나온 책이 가장 좋은 위치에 놓인다. 내가 보지 않은 방송의 영향이다. 왜 재미도 없는 책이 이렇게 오랫동안 좋은 자리를 차지할까 의문을 품을 때도 있다. 서점은 차분하게 들여다보면 굉장히 역동적으로 움직인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더 느낀다.


서점 이야기니까 책에 대한 많은 소개가 나올 것이란 생각을 했다. 하지만 작가는 평범한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독서하는 사람들이 소수라는 점을 분명하게 말한다. 이 소수가 다수가 되는 일은 이제 거의 불가능하다. 다른 재밌는 것들이 너무 많다. 그래도 한 해에 한 권도 읽지 않는 독자들을 한두 권 정도 읽게 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까? 두꺼운 책보다 얇은 책들이 서점을 더 많이 차지하는 것도 이런 사람들을 생각한 것 아닐까? 사실 나도 요즘 두꺼운 책이 조금 버겁다. 이런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책에 관심을 갖게 하는 이야기가 이 책에는 담겨 있다. 화려한 이야기가 아니고, 이야기를 감성적으로 풀어내지 않기에, 사실을 담고 있기에 소설의 울림은 더 커진다. 다만 앞에서도 말한 일본적 감성은 우리에게 조금 비현실적인 부분도 있다. 이효석 작가의 <메밀꽃 필 무렵>이 문고본에 나왔을 때는 괜히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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