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닮은 사람
정소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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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에 문학과지성사에서 나온 <실수하는 인간>의 개정판이다.

JTBC 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의 원작 소설을 포함해 총 8편의 소설이 수록돼 있다.

드라마 원작 소설이 실려 있다고 해서 선택했는데 예상과 다른 내용으로 나를 놀라게 했다.

표제작 <너를 닮은 사람>은 교사의 폭행으로 오랜만에 조우한 과거 인연을 풀어낸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세련되었다기보다 약간 옛날 티가 난다.

꼬이고 뒤틀린 관계, 출생의 비밀, 복수와 우발적인 사건 등이 상당히 재밌다.

<양장 제본서 전기>는 출생의 비밀을 파헤치는 인물과 인간의 기억을 제본하는 일을 엮었다.

기발한 발상과 부모의 사랑을 갈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폐쇄되는 도시>는 제목 그대로 도시 전체가 폐쇄된다.

오래 전 기억을 더듬어 찾아와 과거의 흔적과 인물을 만나 풀어가는 이야기가 무겁다.

<실수하는 인간>은 이전 소설집의 표제작이었다.

가정 폭력과 실수가 맞물리고, 어둠이 마음을 잠식하면서 벌어지는 살인이 서늘하다.

<돌아오다>는 읽다 보면 sf적인 설정이 눈에 들어온다.

할머니가 손녀를 잡고 있었던 감정의 실체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지나간 미래>는 처음에 판타지 소설의 설정을 빌려온 줄 알았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미래가 과거임을 알게 되고, 치매를 이런 식으로 풀어내었다는 것에 감탄했다.

<이곳에서 얼마나 먼>은 좋은 가독성을 보여준다.

화자 안경돼지와 비교되는 인형 같은 제인을 찾는 이야기다.

제인이 한 말, 제인이 저지른 듯한 사건과 달리 제인을 둘러싸고 벌어진 과거가 더 추악하다.

<빛나는 상처>는 읽으면서 <돌아오다>를 떠올렸다. 왜일까?

여덟 편의 단편 속에 가정 폭력, sf적 상상력, 사람의 실수, 마음의 상처, 부모의 사랑 갈구 등이 담겨 있다.

묵직하고 마음을 할퀴는 이야기들이라 생각보다 힘겹게 읽었다.

소설 속 인물들이 과거 속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생각이 복잡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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