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철도 분실물센터 리턴즈 펭귄철도 분실물센터
나토리 사와코 지음, 이윤희 옮김 / 현대문학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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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을 재미있게 읽었다. 재밌게 읽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자세한 기억을 사라졌다. 이 글을 쓰기 전 이전 글을 읽었는데도 잘 생각나지 않는다. 역시 저질 기억력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소설도 재밌다. 네 개의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이어지면서 펼쳐진다. 3장을 읽을 때까지는 몰랐는데 마지막 장을 읽으면서 각 장이 형제자매가 주인공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각 장마다 등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펭귄철도 분실물센터의 소헤이도 물론 있지만 다른 인물도 있다. 개인적으로 이 인물을 보면서 처음에는 ‘뭐 이런 놈이 있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뭐지?’하는 의문을 바뀌었다.


<반짝반짝 데이지>는 재혼가정의 남매 이야기다. 같은 학년이지만 누가 먼저 태어났는지에 따라 누나와 동생으로 갈라진다. 누나인 료카는 엄마가 요청한 이혼 신청서를 접수하려고 한다. 그러다 자신의 발 밑에 있는 펭귄을 발견한다. 급브레이크가 걸리면서 넘어지고, 배낭 안 내용물이 쏟아진다. 내린다. 부끄럽다. 이런 그녀에게 모히칸 머리를 한 남자가 펭귄에 대해 묻는다. 봤다고 하자 손을 잡고 찾으러 가자고 한다. 이때 동생이 나타난다. 둘은 몇 년을 살면서 제대로 말한 적이 없다. 같은 학교를 다니지만 아는 척도 하지 않는다. 속내를 드러내고 이야기한다. 그녀가 잃어버린 이혼 신청서를 찾기 위해 분실물센터를 찾아간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예상을 벗어난 현실적인 결말이다.


<나의 졸업여행>은 왕따당하는 오빠 신노스케와 축구부 에이스 여동생 미스즈의 작은 여행을 다룬다. 오빠는 홀로 가고 싶지만 여동생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둘은 전철을 타고 수족관에 간다. 펭귄철도 이야기는 아주 유명하다. 홀로 돌아다니는 젠투 펭귄을 본다. 그리고 이 펭귄을 훔치려는 듯한 모히칸 머리의 남자가 있다. 이 수상한 남자가 펭귄을 봤는지 묻는다. 둘의 대답은 갈린다. 오빠는 봤다고, 동생은 못 봤다고. 신노스케는 거짓말을 잘 못한다. 착한 아이다. 경비원이 이 아이들이 수상해 잡아서 정보를 캐려고 한다. 몰래 나온 것이 알려지면 문제가 된다. 달린다. 오빠가 넘어진다. 이때 모히칸 머리를 한 남자가 도와준다. 밖에서 동생을 만나 밥을 먹으려고 하는데 동생이 맡긴 파우치가 없다. 분실물센터를 찾아가고, 이 이야기 속에 숨겨진 남매의 애정과 사랑이 하나씩 드러난다.


<UFO와 유령>은 대학병원 핼액내과 의사 세이코가 화자다. 성이 같고 글자 하나만 다른 마이코란 환자가 외박을 나갔다고 다시 돌아왔다. 열쇠를 잃었다고 말한다. 남편은 출장을 갔고. 쉽게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다. 혹시 열쇠를 찾을 수 있을까 분실물센터를 찾아간다. 그곳에서 소헤이를 만난다. 소헤이가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그녀는 인턴이었다. 반가운 만남을 뒤로 하고 혹시 열쇠를 찾으면 연락을 달라고 한다. 마이코의 집을 찾아간다. 그곳에서 남편을 만난다. 왜 그녀가 집에 가지 않았는지 알게 된다. 그리고 그녀의 아픈 과거가 흘러나온다. 병원에서 수상한 모히칸 머리를 한 남자를 발견한다. 펑크족이 떠오른다. 그런데 이 남자 그녀를 아는 듯하다. 이후 마이코를 찾아가 사연을 듣고, 자신의 아픈 과거를 말한다. 그녀가 만난 펭귄 사진과 그녀의 사연과 갑자기 창밖에 보이는 UFO는 사라졌던 삶의 열정을 깨운다.


<원더매직>은 모히칸 머리를 한 하루캄의 이야기다. 앞에 나온 이야기들에 갑자기 나와 존재감을 드러낸 인물이다. 그의 등장을 읽다 보면 나쁜 사람 같지 않다고 느끼면서 그의 화에 놀란다. 각각 다른 만남에서 그가 보여준 행동과 그 이면을 보여준다. 그리고 왜 그가 펭귄을 찾으려고 하는지도. 그는 가출 후 마술사 스승을 만나 수련하는 중이다. 일본 전통 마술보다 현대 마술에 더 관심이 많은 듯하지만 스승의 말은 잘 듣는다. 스승님은 잘 지적하지 않지만 갑자기 화를 내는 성격은 나무란다. 이 부분을 보면서 그가 보여준 이상한 행동이 이해되었다. 하지만 진짜 이야기는 형과 관련된 사연이다. 전편과 이어지는 부분이 생기고, 앞에 나온 이상한 일들에 대한 설명도 가능해진다. 이번 장을 읽다 보면 그의 형이 누군지 쉽게 일 수 있고, 이전에 나온 이야기들도 잠시 머릿속에 떠오른다. 훈훈하고 가슴이 따스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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