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 교실 - 젠더가 금지된 학교
무라타 사야카 지음, 최고은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3월
평점 :
절판


최근 일본 문학상 수상작가 중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작가가 무라타 사야카다. 몇 권 읽지 않았는데 강렬한 캐릭터와 재밌는 이야기로 나를 사로잡았다. 이 작가의 작품을 읽다 보면 비정상적이라고 생각했던 것들 것 다시 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다. 이것은 우리에게 강요된 것들을 뒤집어 보게 한다. 그리고 이전까지는 장편이었는데 이번에는 단편집이다. 모두 네 편이 실려 있는데 예상하지 못한 설정과 전개로 나를 당황스럽게 만들고, 잠시 추억에 잠기게 하고, 극단적으로 흘러간 정책의 맹점을 엿보고, 대담한 묘사와 설정에 또 한 번 더 놀란다.


<마루노우치 선의 마법소녀>은 어릴 때 본 만화의 주인공 캐릭터를 아직도 잊지 못하고 일상 생활에서 응용하면서 살아가는 리나 이야기다. 미라클 리나라고 부르면서 일상 생활을 스트레스를 마법소녀 변신을 외치면서 물리친다. 하지만 점점 자라면서 현실은 그녀의 상상력을 조금씩 무너트린다. 만화 속 세게는 간단하게 이분법으로 나누어져 있고, 마법소녀가 활약하면 모두 해결되지만 현실은 다르다. 이런 그녀에게 함께 마법소녀 변신을 외쳤던 친구 레이코가 남친의 폭력과 가스라이팅으로 힘들어한다. 그녀를 구해주고 싶다. 레이코의 남친이 집 앞에 나타났을 때 마법소녀 변신과 활동을 말한다. 중년의 남자가 조잡한 컴팩트를 들고 변신을 외친다고. 가능할까? 그런데 그는 해낸다. 이야기는 여기서 더 나아간다. 이 소설의 진정한 재미는 진심이 아닌 역할에 빠진 남자의 폭주와 그를 본 여친의 변신에 있다.


<비밀의 화원>도 대담한 설정이다. 초등학교부터 짝사랑한 남자를 자신의 집에 가둔다. 일주일 동안의 사육이다. 이 사육에는 상대방의 동의도 있었다. 남자가 원한다면 힘으로 눌러서도 가능하고, 아니면 집밖에 알려서 나가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그는 이 작은 놀이에 동의한다. 우치야마는 짝사랑을 집에 가둔 후 그가 원하는 것을 들어준다. 첫사랑의 환상은 너무나 강렬해 정상적인 연애가 불가능하다. 극단적 상황과 설정으로 펼쳐지는 작은 일상들은 섬짓하다. 그렇지만 이 환상을 깨트리기 위해 그녀가 한 행동은 대담하고 강렬한다. 역시 마지막 장면의 반전은 재밌다.


표제작 <무성 교실>은 학교에서 성별이 사라진 세계를 다룬다. 성년이 되기 전까지 모든 학생들은 자신의 성을 알리는 것이 금지된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은 목울대나 키 등을 참조해서 추측할 수밖에 없다. 성별을 알려주는 의복도 금지되다 보니 자신의 감정이 끌리는 친구와 사귀기 전에 성별을 묻기도 한다. 유토는 자신을 이성애자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유키가 자신과 섹스하고 싶다고 하자 달아난다. 유키는 이제 성별이 사라진 미래를 말한다. 수술로 이것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성별에 대한 의혹과 두려움이 그녀를 집어삼킨다. 그리고 그녀가 끌렸던 세나의 성별이 궁금하다. 이 확인하고 싶은 욕망과 자신의 감정 사이에서 그녀는 혼란을 느낀다. 마지막 장면은 자극적이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변용>은 어느 정도 읽기 전까지는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다. 패밀리 레스토랑 알바를 하면서 고객들의 분노를 너무나도 쉽게 받아들이는 알바들을 보면서 서비스 정신이 투철하다고 감탄한다. 그런데 아니다. 이 세계의 청년들은 분노의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이런 이야기가 나온 후 이 세계에서 결혼한 남녀가 섹스 없이 살아간다는 것이 나온다. 가와나카가 세상과 단절된 기간은 어머니 병간호로 보낸 2년 전부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젊은이들이 사용하는 단어를 이해하지 못한다. 분노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젊은이들만 아니다. 남편도 마찬가지다. 이 감정을 가진 사람을 기억하고 만난다. 20년 전 자신들에게 섹스를 강변했던 여자다. 이후 펼쳐지는 이야기는 단어와 트렌드에 대한 유행을 날카롭게 꼬집고 비틀고 섬찟하게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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